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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창업공신과 백의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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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돈길 작성일 2017-06-02 22:27 댓글 2건 조회 3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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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공신과 백의종군

                                                                                               2017.6.2

세상(정권)이 바뀌면 흥하고 망하는 사람도 많다. 또 세상이 바뀌면 출세를 하려고 줄(권력층)서는 사람도 많다. 줄을 잘못서면 본인의 패가망신 뿐만 아니라 가족 또한 몇족까지도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는 것은 역사나 현세에서도 볼 수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자기 보다 훌륭한 인재를 찿아 나서기도 한다. 중국사에서 대표적인 당나라의 이세민을 도운 위징, 삼국지의 유비를 도운 제갈공명, 조선시대의 세종대왕의 황희 정승, 현대 이르면 박정희와 남덕우, 전두환과 김재익 같은 인물일 것이다.

그러나 권력을 만들어 주고는 출세는 필요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스스로 떠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즉 “창업공신(創業功臣)이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후세에 귀감이 간다.


 먼저 중국 역사서인 『열국지』(列國志)의 충효난전(忠孝難全)에 의하면 춘추시대의 오나라 왕 합려는 초나라를 무찌르는테 “창업공신”인 손무에게 벼슬을 내리려 했다. 손무는 그것을 사양하고 굳이 산속으로 돌아가겠다고 청했다. 오왕은 오자서를 시켜 만류하게 했으나 오히려 손무는 오자서를 은퇴하기를 권했다.

“그대는 천도(天道)를 아시지요. 여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오지요. 오왕은 오나라가 강성한 것만 믿고 반드시 교만하고 방탕해질 것이요. 공을 이루고 물러서지 않으면 불행이 닥쳐옵니다.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요. 그대와 함께 목숨을 유지하려는 것이요.”

오사서는 몇 번이고 손무를 붙들었다. 손무는 끝내 표연히 떠났다. 이에 오왕 합려도 하는 수 없이 황금과 비단을 가득 실은 수레 수십대를 딸려 보냈다. 그러나 손무는 산 속으로 가면서 길가의 가난한 백성들에게 황금과 비단을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 후 손무는 어디서 살다가 어디서 죽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오왕 합려는 늙을수록 성미가 조급해져 월나라와 싸우려고 하나 오자서가 말려도 듣지 않아 결국 합려는 월나라와 싸움에서 죽고만다. 그러나 자식대에 이르러 이기고 지고하다가 월나라 구천은 원수를 갚기위한 유명한 사자성어가 와신상담(臥薪嘗膽, 원수를 갚기위해 의자없이 늘 장작위해서 기거했다. 또 쓰디쓴 쓸개를 매달아 놓고 수시로 그것을 핥으면서 자신을 격려했다. 즉 원수나 실패한 일을 다시 이루고자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이다. 당시의 사자성어가 오월동주(吳越同舟), 관포지교(管鮑之交), 백이숙제(伯夷叔齊), 송양지인(宋襄之仁)은 이 때의 이야기이다.

 
 또 다른 창업공신의 예를 보면『楚漢志』에 의하면 초한지(초나라와 한나라)는 천하 대사를 경륜하고 지모와 책략을 꾸며 영고성쇠(榮枯盛衰)를 펼치던 수많은 영웅호걸(英雄豪傑)과 정객모사들의 인간상과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특히 초한지는 춘추시대의 『열국지』와『三國志』를 이어주는 역사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한나라 황제가 된 유방(劉邦)은 남궁(南宮)으로 나가 큰 잔치를 베풀면서 유방은 “유악장중(帷幄帳中, 작전계획을 짜는 곳)에 앉아서 계책을 꾸미어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짓는 일은 짐이 장량(張良)을 당하지 못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면서 군량을 수송해 삼군을 양성하는 일은 짐이 소하보다 못하고, 백만대군을 지휘해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점령하는데 있어서는 짐이 한신을 따르지 못한다! 이 세 사람은 참으로 인걸(人傑)이다.”


 한나라 건국에 공헌한 책사 장량의 창업공신으로 은거한 내용도 백미이다. 유방은 항우와 싸움에서 이겨 천하통일을 한다. 유방은 황제로 즉위하여 한 고조가 되었다. 유방은 친히 장량의 공을 칭찬하며 제나라 땅 중 3만 호를 직접 골라서 봉읍으로 갖게 해주었다. 그러나 장량은 이를 거절하였다. 공을 유방에게 돌리고 장량은 관중에서 병을 구실로 삼아 은거하며 나오지 않았다.

또 초한지의 교훈은 초한가(楚漢歌) 한구절로 압축된다. 절인지용(絶人之勇, 남보다 아주 뛰어난 용맹)은 부질없고 순인심(順人心, 민심을 따름)이 으뜸이라.

열국지의 마지막 부분이 백미다. “힘은 이긴다. 그러나 자고로 오래간 예가 없다. 힘보다 강한 것은 덕이다. 열국(列國)이 망한것도 덕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열국시대는 끝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창업공신들이 잇따라 대통령 곁을 따나고 있다. ‘삼철’중 한 사람인 양성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면서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양비서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은 2002년 대선부터이고 ‘정치는 하기 싫다’는 것을 이번 선거에 참여토록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대통령 곁을 떠난 이호철 전 민정수석, 핵심측근인 최재성, 정청래 전 의원도 해외여행으로, 산행으로 떠나며 2선 후퇴를 밝혔다.

사실 우리 정치사의 부끄러운것은 대통령의 아들, 형제, 선후배 등 측근·비선은 인의 장막으로 표출돼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이라는 비선에서 시작되어 탄핵과 구속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창업공신들의 백의종군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정치사에 신선하고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고 앞으로 정치에 꿈을 가진 후배 정치 희망생들도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끝으로 민심은 갈대와 같다. 어느 정권이나 초심을 잃고 권력과 자리를 탐하는 순간 민심은 등을 돌린다.

                                           37회 최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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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님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문x인과 박지x은 정치적 오월동주(吳越同舟)시며
사상적 관포지교(管鮑之交)이시나
문은 노x현의 백이(伯夷>며 박지x은 김대중의 숙제(叔齊)로서
두 분 모두 김정은께 송양지인(宋襄之仁)으로 아낌없이 인(仁)을 베프시니
초막(草幕)에 묻혀사는 촌노(村老)의 근심이 작질 않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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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길님의 댓글

최돈길 작성일

바람소리에게. 코멘트 감사합니다. 저 역시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글세요. 이건 아닌데하는 의구심을 떨굴수가 없네요. 5년전 일본의 민주당 정권(노다,오자와 등)은 54년만에 자민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황당한 정책으로 실패하여 자민당으로 즉 아베정권에게 다시 되돌려준 모델과 거의 유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