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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비익조(比翼鳥)에 대한 삐딱한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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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7-12-28 05:35 댓글 0건 조회 5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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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은 사내처럼 날아 다니고 암컷은 계집처럼 날아 다녔다

세월이 차오를 만큼 차올랐기에 사내와 계집은 한쌍의 부부가 되었고

남편은 수컷처럼 아내는 암컷처럼 살다가

수컷도 늙고 암컷도 늙어 수컷은 날개 하나를 잃고 눈 하나를 잃고서야 외눈박이 남편이 되었다

암컷도 날개 하나와 눈 하나를 잃고 외눈박이 아내가 되었다

당신과 함께가 아니면 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것이 늙어버린 부부의 운명인가

수컷도 암컷도 세월 앞엔 어쩔 수 없는 병신이다  

병신이 돼버린 남편과 병신이 돼버린 아내가 한 몸을 이루고 

비익조처럼 날아 오르만한 하늘은 어디에 있으며

바라볼만한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늙은 비익조는 어짜피 날 수 없는 병신이다

나는 나의 날개로 날고 당신은 당신의 날개로 날아라

나는 나의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당신은 당신의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자

단 하루를 살다 가더라도 사내는 사내의 날개로 날아다니며

사내의 눈으로 암컷을 여자로 바라보고

여자는 여자의 날개로 날다가 여자의 눈으로 수컷을 사내로 바라보다가

수컷이 힘을 잃고 먼저 가면 암컷이 여자의 손길로 사내를 묻어주고

암컷이 맥을 놓고 먼저 가면 수컷이 사내의 손길로 여자를 묻어주면 그만인 것을

잡다히 무엇을 더 바라는가

숭고함으로 애정을 구속 시키지 말라

애정은 수컷과 암컷의 본질다

그럼으로 애정은 고상한 적선(積善)을 요구하지 않는다


애정은 삶을 충만히 채워주는 유일한 유희(遊戱)다

유희는 무엇보다도 자유로워야 한다

정신으로부터 육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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