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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어느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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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10-10-04 19:44 댓글 0건 조회 6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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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차종성 변법계
철위유암 실개명~

대웅전 문틈을 흘러나온 불빛이
석등의 심지를 돋우고
탑(塔)의 옥개석(屋盖石)을 흘러내린
이슬이
앙련(仰蓮)을 피어나게 하는 새벽

쇠북과 어울어진 종송은
사바세계 어둠을 걷어내고
반쯤 기울은 북두칠성이
금강송 가지에 걸린 초등달과 어우러져
경내를 비추고 있다.

지옥에서
비상비비상처천
쉴 사이 없이 들고나던
백팔번뇌도
철위산 넘어
펴져가는 종소리에
잠시 멈추어 있고

예토(穢土)의 땅을 밟고
법당을 오르던
삼독심에 젖은 중생
시절인연이 펼쳐놓은 경전을 바라보다
삐끔히 열린 법문(法門) 틈새로
한 호흡 멈추어
정토(淨土)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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