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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기 슬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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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넘 작성일 2008-05-22 21:14 댓글 0건 조회 4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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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시 / 서정윤

 

 

술로써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별을 향해
그 아래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손을 놓으면 그만인 것을
아직 <나>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쓰러진 뒷모습을 생각잖고
한쪽 발을 건너 디디면 될 것을
뭔가잃어버릴 것 같은 허전함에
우리는 붙들려 있다

 

어디엔들
슬프지 않은 사람이 없으랴마는
하늘이 아파, 눈물이 날 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어


술을 마실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가 되어
누구에겐가 읽히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결정되어진

나의 이 아픔이라면

이 정도의 외로움쯤이야

하늘을 보면서도 지울 수 있다.

 

또 얼마나 지난 후에

이보다 더한 고통이 온대도

나에게 나의 황혼을 가질 고독이 있다.

투명한 겨울단풍으로 자신을

지워갈 수만 있다면.

내.. 알지 못할 변화의 순간들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다.

 

밤하늘 윤동주의 별을 보며

그의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오늘의 이 아픔을 그의 탓으로 돌려버렸다.

 

헤어짐도 만남처럼 반가운 것이라면

한 갓.. 인간의 우울쯤이야.

흔적없이 지워질 수 있으리라.

 

하루하루가 아픈 오늘의 하늘.

어쩌면.

하염없이 울어 버릴 수도 있으련만

무엇에 걸고 살아야할지

아픔은 아픔으로 끝나주질 않는다.

 

 

[출처] 슬픈시 _ 서정윤|작성자 쟌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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