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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11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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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09-11-23 18:25 댓글 0건 조회 1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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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

초겨울 바람비고 누울
차고 긴 밤의 스산한 예고

숲의 그늘에 차곡차곡 쓰러진
목까지 차오른 숱한 날의 밀어는
싸늘한 입김만 남은
지친 입술로 누워
흙의 미열을 덮고
겨우내 침묵할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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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느낌

하늘만 아는
떠날 시간
바람 길 위에 선 채 기다리는
갈색 잎사귀보다
더 초조한
11월의 햇살

맥을 잃어가는
모정의 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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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넋을 놓고
저편의 너를 바라보는
내 안의 슬픈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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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

고운 정 미운 정 쌓인
세월 속의 열정
꼭지, 뚝 떨어져
흙에 묻혀도
선홍빛 핏방울 싹이 돋을
불사의 천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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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한날한시에
똑 닮은 꽃이 되어
한 그루 한 나무에
빨간 목숨 하나씩 걸어놓고
우린
똑 닮은 이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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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만추

쓸쓸한 날에도
그대 입술만은 달콤했다

*** 그대 -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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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미열

네 미열과 마주치는
내 눈길의 온기로
따뜻이 익어라

침묵하여도
눈시울 붉어질 맑은 언어로
선혈이 흐를 만큼
뜨겁게 흘러
사랑보다 더 맑게 이별하는
눈물이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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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

무거운
네 허물을 치려는
선한
내 죄가 더 무겁다

돌 하나씩 이어 꽂고
기왓장 한 장씩 이어 묵묵히 뿌리 내린
무심한 저 세월로
네 허물을 비워
악보다 더 무거울 내 선한 죄명을
바람인 양
가볍게 내려놓아도 좋을
텅 빈자리는 어디이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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