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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11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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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09-11-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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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0회
본문
![091129a21.jpg](http://www.gnmido.co.kr/kimyk/091129a21.jpg)
동면
초겨울 바람비고 누울
차고 긴 밤의 스산한 예고
숲의 그늘에 차곡차곡 쓰러진
목까지 차오른 숱한 날의 밀어는
싸늘한 입김만 남은
지친 입술로 누워
흙의 미열을 덮고
겨우내 침묵할 잠에 빠진다.
11월의 느낌
하늘만 아는
떠날 시간
바람 길 위에 선 채 기다리는
갈색 잎사귀보다
더 초조한
11월의 햇살
맥을 잃어가는
모정의 빛이여!
기다림
넋을 놓고
저편의 너를 바라보는
내 안의 슬픈 연가
해로
고운 정 미운 정 쌓인
세월 속의 열정
꼭지, 뚝 떨어져
흙에 묻혀도
선홍빛 핏방울 싹이 돋을
불사의 천명이여!
아름다운 동행
한날한시에
똑 닮은 꽃이 되어
한 그루 한 나무에
빨간 목숨 하나씩 걸어놓고
우린
똑 닮은 이별을 기다린다.
추억 속의 만추
쓸쓸한 날에도
그대 입술만은 달콤했다
*** 그대 - 국화
빛의 미열
네 미열과 마주치는
내 눈길의 온기로
따뜻이 익어라
침묵하여도
눈시울 붉어질 맑은 언어로
선혈이 흐를 만큼
뜨겁게 흘러
사랑보다 더 맑게 이별하는
눈물이 되렴
무심
무거운
네 허물을 치려는
선한
내 죄가 더 무겁다
돌 하나씩 이어 꽂고
기왓장 한 장씩 이어 묵묵히 뿌리 내린
무심한 저 세월로
네 허물을 비워
악보다 더 무거울 내 선한 죄명을
바람인 양
가볍게 내려놓아도 좋을
텅 빈자리는 어디이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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