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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까치 보름날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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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09-02-10 08:57 댓글 0건 조회 2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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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8(일) 오후에 - 바람소리/김윤기 촬영 -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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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옥

바람소리/김윤기


무명 바지를 입은 코 흘레기 아이는

장독 뒤에 숨어

헤진 무명 바지 무르팍을 만지작거리며 설익은 고구마를 먹고

빈 마당에 쓰러져 누운 늙은 아비의 헛기침 소리,

까만 까마귀가 물고 뒷산을 넘어가 버린다.


바람도 쉬어가던 어미의 치맛자락이

철없이 칭얼대던 아이를 찾고 있는 한낮에

늙은 문풍지는 써늘한 바람을 맞고 찢겨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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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않을 철옹성(鐵甕城)은 없다

무너지기 위해 쌓아놓은 것이 城이였고

쌓는 자와 허물어 버리는 자의 대결이 역사지만

승패는 하늘이 적어 낸 시나리오 안에 각색되어 있다

인생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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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엔 또 하나의 내가 있다

꺼꾸로 서있다

물 속 깊이 숨어 있어도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고요는 하늘과 하나된 나만의 언어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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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꾸로 매달린 하늘을 향해 한없이 가라 앉으려 해도

나무가지는 더 이상 가라앉지 못한다

물은

하늘과 구름과 나무의 언어를 삼켜 버리고 끝내 내 입술의 물끼마져 삼켜 버린다.

흐르는 침묵 속에 온 몸이 빠져들고

나는 어쩔 수없이 잔잔하여 머리 위에 청명한 하늘을 잊고

물에 젖은 축축한 하늘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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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의 본질이 무엇이 다른가?

물과 얼음의 차이였다.

얼음이 녹아 물이되고

겨울이 녹아 봄이 되는 것

겨울은 그리 가고 봄은 그리 오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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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그러했듯 서산은 오늘도 해를 품어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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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바라보며 까치 보름달이 떳다





이상금 시 낭송가에게 부탁한 낭송시 녹음 파일을 메일로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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