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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세 사람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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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작성일 2010-05-22 22:05 댓글 0건 조회 6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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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와 목사, 그리고 스님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세 사람 앞에는
 커다란 생선 한 마리가 놓여 있었는데 살이 잘 올라 있어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세 사람은  먼저 각자의 방식대로 식사 전에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나서 고기를 나누어 먹으려고 했지만 어떤 부위를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난감 했다.
물론 모두 통통한 몸통에 내심 군침을 삼키고 있었지만
체면 때문에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나이가 가장 많은 신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로마의 교황은 신의 대리자이며, 신부는 교회의 우두머리이므로
나는 머리 부분을 먹겠소."
 아깝지만 욕심을 부리느니 권위를 유지하는 것이
상대방 앞에서 위신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는 생선의 머리 부분을 자기 접시에 가져다 놓았다.

 가톨릭과 수평을 유지하는 기독교의 목사는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다.
머뭇거리다가 우두머리격인 머리를 빼앗겨 버린 것이다.
 난처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목사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최후의 진리를 파악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선택받을 사람이오.
 그러니 꼬리 부분을 먹겠소."
 목사는 꼬리 부분을 자기 접시에다 옮겨 놓으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곤란하게 된 것은 스님이었다.
머리와 꼬리를 빼앗겨 버렸으니
 고매한 자신의 인품을 표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먹음직스러운 몸통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넙죽 집어 올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신부와 목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스님의 처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는극단적인 것을 싫어하지요.
또한 몸은 곳 중생이니 어찌 가볍게 대할수가 있겠습니까, 하하하........."
 이렇게 말하면서 옆에 놓여있던 야채와 소스를 자기 접시로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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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스럽게 행동하면 죄를 짓게 되지만
 자기 몫도 챙기지 못하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실리와 체면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

    *********** 오늘을 만든 사람들의 지혜를 읽다가***********

  정호교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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