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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최순실과 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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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돈길 작성일 2017-08-14 22:35 댓글 3건 조회 4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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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과 박기영

                                                                                         2017.8.14

  조선왕조 13대 임금인 명종 시대의 남명(南冥) 조식(曺植)은 특이한 선비였다. 스무 살때인 중종15년 문과 초시에 합격하고도 『대학(大學)』 의 책갑에 “과거시험은 애초에 장부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라고 썼다. 이로부터 과거를 포기한 다음부터 그에게 벼슬이 찿아왔다. 서른여덟 살 때 이언적의 천거로 헌릉참봉에 거절. 명종 3년 전생서 주부에 제수되었으나 거절, 명종 6년 종부시 주부에 다시 제수되었으나 거절, 명종 10년(1555) 단성현감에 임명되었으나 거절했다. 처사 조식은 선조36년(1602)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당시 정치환경은 척신 윤원형이 주도하는 사화의 시대이고 조식과 가까운 이림, 곽순, 성우, 송인수 등이 사사당했다.

 
 명종 8년 퇴계 이황은 조식의 벼슬 사양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편지로 드러냈다. 조식의 답장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것도 도둑이라 하는데, 하물며 하늘의 물건(관직)을 훔치는 데 있어서겠습니까?....” 사림의 종주인 자신의 천거도 거절하였기에 이황은 매우 마음이 상했다. 당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조식의 상소를 보면

전하의 국사(國事)가 이미 잘못되고 나라의 근본이 망하여 천의가 떠나갔고 인심도 떠났습니다......소관은 아래에서 히히덕 거리면서 주색이나 즐기고 대관은 위에서 어물거리면서 오직 재물만을 불립니다.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 신은 아픈 마음을 억누르며 밤에 멍하니 천장을 쳐다본지 오래되었습니다. 자전(慈殿, 문정왕후)께서는 생각이 깊으시지만 깊숙한 궁중의 한 과부에 지나지 않으시고... (명종실록 10년 11월19일) 문정왕후의 언급은 당대의 금기였다. 그래도 문정왕후와 윤원형은 조식을 죽이지 못했다.

  조식은 선조 5년(1572) 일흔두 살을 일기로 산천재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제자들은 사후의 칭호를 묻자 “처사(處士, 벼슬을 하지않고 초야에 묻혀 살던 선비)로 쓰는 것이 옳다. 만약 이를 버리고 벼슬을 쓴다면 이는 나를 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처사의 재야 정신을 죽는 순간까지 지녔던 것이다.

그의 칼에 검명(劍銘)을 보면

 
  안으로 마음을 밝게 하는 것은 경이요

  밖으로 시비를 결단하는 것은 의다.

  의내명자경(義內明者敬) 외단자의(外斷者義)

 
  칼을 찬 선비 조식의 진가는 임진왜란 때 발휘되었다. 의병장으로 활약한 홍의장군 곽재우, 정인홍, 김기면, 조동도, 이노, 하락, 전치원, 이대기 등 쟁쟁한 의병장들은 모두 조식의 제자였다.


 이러한 벼슬을 준다고 해도 사양하는 조선시대의 충신들을 보면 요즘의 세태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본부장으로 임명된 박기영 본부장(이하 박 전 본부장)은 사흘만에 자진 사퇴했다. 단군이래 최대의 사기꾼이라는 황우석 교수와 관련하여 황교수 논문의 공동저자, 연구비를 부정으로 타낸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황교수 사태 이전에도 과학정책을 엉망으로 주물러 과학계에서는 이를 갈고있는 인물이다. 문대통령은 그녀를 연 20조원을 관리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내 세웠다.

 
 문제는 정의당을 비롯 각 당은 박 전 본부장에 대해 불가론을 청와대가 밀어 붙었다. 청와대는 “국민의 눈 높이를 반영한 결단이였다”고 했다. 이쯤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인사와 뭐가 다른가. 이러니 내로남불 오만과 독선코드인사라는 별명도 나왔다.

문대통령은 적폐청산를 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 문대통령은 고위 공직자 낙마는 벌써 안경환 전 법무부 비롯 네 번째이다. 이 정도면 “인사참사”다.

 
 이번 문대통령의 “박기영 카드”에 대해 비판하기에 앞서 현재의 청와대 인사시스템은 비정상이다. 대통령이 인연있다고 밀었다면 비서관들은 “이건 아니됩니다.”하는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박 전 본부장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것 같다. 취임 변에서 “구국의 결심,” 사임한 후 자신은 “마녀사냥에 희생됐다.”는 억울한 강변. 이런 말할 자격이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청와대의 벼슬에도 과거의 스펙을 보아 양보하는것이 인간의 도리아닌가. 권력도 좋지만 박 전 본부장은 가정의 주부로서 자식을 기르는 학부모이고 대학교수이다. 가족과 학생들은 뭘 배우겠는가. 지금 박 전 본부장은 평생 자숙하는 것이 최선이다.

 
 문대통령은 영화(택시운전사)관람도 좋지만 성주 사드, 김정은과 괌 등 국내외 문제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천한 가정 주부 최순실의 손에 놀아나 영어의 몸이 되었다. 권력은 스스로 도취되는 마약과 같다. 잠깐 사이에 망가진다.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앞으로 “최순실과 박기영”과 같은 비극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처사 조식처럼 대통령에게 직언과 좋은 벼슬을 준다고 해도 거절할 수 있는 충신을 보고 싶다.

                                            37회 최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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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분이 어머니시다
역설적으로 살인칠 이유와 사건이 가장 많은 분이 어머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살인친 어머니를 본적은 거의 없다
왜일까?
자신의 본능을 억제할만 한 강열한 양심이 모성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손에 쥐고 죄짓지않고 나라 다스리기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수많은 적대적 대상들을 일거에 쓸어버리고 싶은 욕망과 유혹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권력의 본질은 모성의 본질과 달리 절대적 권위가 그 본질이기 때문일 터
권력이 곧 법이고 정의라는 오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러한 감정을 스스로 다스릴만한 덕성을 갖추지 못한
군주의 마지막은 역사의 곳곳에 답이 있기에 거론치 않겠음.
벼슬을 거절한만 한 훌륭한 인물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않은 인물들만 가까이 두고 그들만을 등용하려는
군주의 경력과 자질이 문제 아닐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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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선배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선배님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느끼고 갑니다.

 위에 선배님의 글 중에 황우석박사에 대한 의견이 있기에 제 의견도 가미를 할까 합니다.
황박사가 사기꾼이니 하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종교라던가 윤리적인 잣대를 대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이도록 하는 과정이라 봅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맨 먼저 하는 기초 작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가설이라는 단계를 세우는 것입니다.
가설이란 이 세상에 나오지 않은 학문을 가상으로 설계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도덕과 윤리, 종교의 잣대를 들이대면 거기서 벗어날 사람은 없으리라 봅니다.

황박사가 연구한 것은 인간의 줄기세포 배양으로 알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인간의 오장육부를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세포라 봅니다.
이것을 사람의 난자에서 제공받아야 한다는데서 종교, 도덕, 윤리학자들이 반기를 드는 것 같습니다.

도덕과 윤리, 종교가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망가지면 그보다 더 큰 고통도 없으리라 봅니다.
수행을 하고 교리를 연구하고 종교에 심취하고 싶다해도 몸이 망가지면 아무것도 못할 것입니다.
어떤 연유이건 간에 망가진 신체의 일부분을 줄기세포를 통하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것이 황우석박사의 가설이라 봅니다.

황우석박사가 한국의 고상한 윤리 도덕 종교자들로 부터 돌팔매질을 받아서 다른 나라로 가버렸습니다.
만약 그가 타국에서 줄기세포를 완성하여 상품화 하였다면 그 열매는 누가 따 먹을까요?

제가 보건대 줄기세포만 완성이 된다면 지금의 반도체보다 훨씬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이 오리라 봅니다.
 세계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고 봅니다.
이렇 사람들에게 맞춤식의 장기를 공급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황우석박사에게 돌팔매질을 했던 도덕 윤리 종교자들이나 그 가족 중에 누가 교통사고로 신체의 일부가 훼손되었다고 가정을 합시다.
그런데 그 훼손된 장기를 줄기세포를 통하여 감쪽같이 교체할 수 있다면 도덕과 윤리. 종교를 내 세워 황박사가 만든 줄기세포의 장기를 사용하지 않을까요.

한국에서 돌팔매질을 맞으면서 사기꾼으로 몰렸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그 사람을 받아드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도덕과 윤리, 종교적인 성지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황박사가 추구했던 줄기세포만큼은 차세대에 한국을 먹여살릴 역작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과학이 발달한다면 머지 않은 세상에서 줄기세포는 현실화, 상품화되리라 봅니다.
우리는 그때에 가서도 도덕이나 찾고 윤리나 찾으면서 종교적인 잣대로 비난을 해 댈 수 있을까요.

고상한 과학은 없으리라 봅니다.
그것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겠지요.
황박사의 줄기세포를 엉뚱한 잣대에 들이내고 그야말로 마녀사냥식으로 내 쫒은 처사야 말로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몇몇 윤리 종교 학자들이 걷어찼다는데 대하여 두고두고 아쉬움을 토로할 날도 있으리라 봅니다.

최근 뉴스에서 일본은 줄기세포 연구가 어느단계 까지 올라와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황박사를 비난 했던 사람들이 일본을 향해서 황박사 못지 않게 비난을 퍼 부어야 도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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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길님의 댓글

최돈길 작성일

조규전 후배님께
 즐거운 글도 아닌데 필자의 글에 코멘트 감사드려요. 사실 우리사회가 비판과 질책이 없다면 어떻게 발전하겠어요.
 조후배님과 저와 의견 차이가 좀 있는것 같아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공과(줄기세포)가 있는데 왜 부정적인가 하는것이 요점이지요
 잘 알겠지만 대학교수라는 직업은 우리 사회의 최고의 지식층에 속하지요. 그중에서 대학교수는 사실에 입각하여 가르치고 연구하는 곳이지요. 이것을 Teaching and Reserch라고 하지요
 그런데 황교수는 우리 사회 뿐만아니라 지구촌, 과학기술계에 큰 좌절을 주었지요. 한국인의 얼굴에 먹칠한 분입니다. 당시 일본 언론을 보면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필자는 최근 각 언론사의 칼럼은 고사하고 사설(조선, 중앙, 서울경제,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을 읽고 느낀점은 "이건 아니다." 라는 확신을 가졌지요. 특히 경향신문까지도 2017.8.13일자 경희대 김종영  교수의 칼럼을 읽어 보시면 10여년전 이런일 있었구나 하고 동감을 표시하지 않을까 생가해요.
 황교수는 서울대 교수입니다. 우리나라의 간판대학이고, 최고의 지성인들 집단아닙니까. 그런데 논문조작, 연구비 부정, 사이언스논문의 공저 등 윤리, 도덕, 종교를 논할 가치가 없으며 아주 지저분한 분입니다. 더욱이 먹고 살만하고 배울만큼 배운분이 동료교수를 매장시키고 학생들을 좌절하게 만든것은 용서할 수 없지요.
 박 전 본부장이 조기에 사퇴한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입니다. 시간을 끌었다면 문대통령도 자유스럽지 못하겠지요. 과학기술계, 시민단체, 각 정당, 재야단체,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과학기술의 부고(訃告), 서명 등을 보면 상상할 수 있지요.
 박 전 본부장도 인정했어요. 황교수 건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다. ......후회와 함께 깊이 반성한다. 했지요
 앞으로 가정보다 펙트에 입각하여  코멘트부탁드립니다.
 조후배님 좀 도움이 되었는지요. 좋은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