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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이슬방울 & 박하꽃 꿀을 먹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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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yki 작성일 2020-07-26 11:20 댓글 0건 조회 8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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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26(일) 모처럼 비 뚝 그치고 갬

하늘이 개이니 눅눅했던 마음도 상큼해 지는 걸 보니
모든 것에 초연할만한 나이인데도 여전히 분위기에 젖어 흔들리는 마음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희로애락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일 뿐이다.

구도자 류시화 시인의 시 한편 올린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간절하거나 애틋이 그리운 것도 사라지고
특별히 탐내 먹고 싶은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은 지워져 흔적이 없고
사랑받을 일보다 미움받을 일에 점령당한 세월을 살며
도움은 못 주고 도움에 의지해 산다
짐승처럼 드디어
잘 먹고 잘 싸는 일에 온전히 매몰돼 버린 나이로 사는 그것이
눈뜨면 하는 나의 짓이다.
다만
 내 삶의 버팀목이 될 만 한 뒷배는 하늘에 있다
내 삶과 죽음까지 관리하시는 --- 절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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