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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여덟 식구와 양철피아노/ 靑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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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솔 작성일 2008-06-20 13:11 댓글 0건 조회 5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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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식구와 양철피아노

                                  靑松

도시 변두리 야산 움막집 누군가
오늘도 양철 피아노를 치고 있다
바람막이로 덧대놓은 양철판자
음계도 없는 언제나 똑같은 음이지만
다섯 살배기 막내가 고사리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치듯 양철판자를 친다

몇 년 전 교통사고가 엄마를 아셔가고
홀 애비 장애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젖먹이칠남매 더듬이가 돋는 심정
여기까지 보듬고 살아온 힘이다.

식사를 같이 한다는 뜻의 식구
오늘도 여덟 식구는 단촐 한 밥상을 
간장종지처럼 방안 한가운데 놓고
삥 둘레모여 앉자 숟가락을 붙이 친다

똑 같은 음의 양철 소리와 고사리 손
잘 차린 성찬보다 맛있고 즐겁던 평온
아늑해 보이는 긴 여운으로 남아
아직도
내게 생생한 것은 또 무슨 까닭일까



                                                “어느 날 TV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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