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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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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06-09-13 11:37 댓글 0건 조회 3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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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살았습니다.
참으로 긴- 시간을 살아왔음을 거울속에 비쳐진 내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종착역이 내가 삶을 시작한 그 곳 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음을 때때로 느끼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도 내 맥박의 수 많큼 나는 변해가지만 그 변화를 거부
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정말로 죽음이 남의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것
처럼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는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려 합니다.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껍질이 진정한 내가 아님을 가슴으로 알아채고
아침 동녁의 노을보다 저녁 서쪽 하늘의 노을이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합니다.

죽음이 단순히 소멸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죽음을 곁에두고 그와 노닐 수 있는 경지또한
얼마나 넉넉하고 편안한 세상이겠습니까.
내게 남은 시간은 삶이 내것이었듯이 죽음 역시 내것이라는 사실을 인정
하므로서 다시는 오지 않을 노년의 아름다운 황금기를 여름날 느티나무를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겠습니다.

그렇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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