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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뭔 집에서 가져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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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대식 작성일 2008-11-12 07:42 댓글 0건 조회 7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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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푸른솔(靑松)/ 김선익


어둠의 한편 불빛 녹아나는 김 서린 천막 속에
벼랑 끝을 오가다 돌아 온 삶과
더 이상 추락할 수도 없이 흐느적거리는 영혼들이 모여
애환이 묻어나는 만찬을 즐기는 곳

사선을 넘나들던 하루일들을 보자기처럼 풀어놓고
서민들의 삶을 같이하던 소주가 빈병으로 쌓여
바람소리를 낼 때 나름대로의 철학을 논하며
어떻게 정치를 하는지 살 수가 없다고
질긴 안주보다 더 곱씹으며 시름을 달래는 곳

아찔했던 순간의 일들은 망각 속에 잠들고
목젖을 적시던 술잔의 숫자만큼 영혼들이 깨어나
실핏줄을 타고 흐르던 애환들이 가슴에 서릴 때면
실루엣 같은 한 가닥 희망을 쫒고 아님
자포자기를 이미 몸으로 익혔다

소리 없는 어둠이 안개처럼 흘러 밤도 이미 깊으면 그래도
흐느적대던 영혼들이 희망과 기대를 한 아름 않고
내일도 벼랑 끝에서 추락할지도 모를 난간을 밟으러
문을 나설 때 섣달 찬바람이 기다린 듯 기어들고
저 멀리 가로등이 조등처럼 어둠에 걸러있다.








여덟 식구와 양철피아노

푸른솔(靑松)/김선익

도시 변두리 야산 움막집 누군가
오늘도 양철 피아노를 치고 있다
바람막이로 덧대놓은 양철판자
음계도 없는 언제나 똑같은 음이지만
다섯 살배기 막내가 고사리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치듯 양철판자를 친다

몇 년 전 교통사고가 엄마를 아셔가고
홀 애비 장애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젖먹이칠남매 더듬이가 돋는 심정
여기까지 보듬고 살아온 힘이다.

식사를 같이 한다는 뜻의 식구(食口)
오늘도 여덟 식구는 단촐 한 밥상을
간장종지처럼 방안 한가운데 놓고
삥 둘레모여 앉자 숟가락을 붙이 친다

똑 같은 음의 양철 소리와 고사리 손
잘 차린 성찬보다 맛있고 즐겁던 평온
아늑해 보이는 긴 여운으로 남아
아직도
내게 생생한 것은 또 무슨 까닭일까
“어느 날 TV를 보고”




오월의 장미

푸른솔(靑松)/ 김선익

네 몸 어디
그렇게도 피 붉은 정열이
숨겨 있었는가?
지난겨울
악마의 손톱 같은 가시로
함박눈마저도 찔러 버리고
바람마저 생채기를 입히던
푸른 등줄기
그 가시 속에
불붙는 심장처럼 뜨거운
열정이 녹아있는 줄은....

얼기설기 뒤엉킨 가시넝쿨
오월 푸르게 농익은 햇살에
담장 넘어 슬며시 한발을 내딛고
그 열정
방울방울 한처럼 매달더니
그토록 뜨겁고 그토록 붉은
정염을 토혈하는 몸부림에
나는
왜 눈물겹게도
모질게 시립기만 한 오월



당선소감

푸른솔(靑松)/김선익


우선 부족한 저의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접할 때 시를 써 보겠다던 맹랑한 생각 외에는 문학은 나와 어울리지도 않고 동떨어진 것으로 알고 잊고 살았다.
불과 수 년 전으로 생각이 든다.
그때 사무실에서 언 듯 바라다 본 붉게 물든 저녁노을에 마음이 끌려 낙서삼아 시를 썼다.
그 글을 지금은 기성시인이지만 문학을 꿈꾸던 직원이 보게 되었고, 그 직원이 나도 모르게 그 글을 허경만 시인님에게 메일로 보냈다 얼마 후 그 시인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글이 참 좋다는 평을 들었다.
그 글은 지금 없지만 내가 글을 쓰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고, 신춘문예 시집을 접하면서 시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다.
매년 신년 초에 발표되는 신춘문예를 보며 올해는 꼭 저런 시를 투고해 보겠다고 다짐 하면서 연말이면 보낼 자신이 없는 나를 보며 나는 언제 저런 시를 써보나 하는 갈망과 절망을 마음에 갈무리해야 했다.
시인의 길이 얼마나 지난한 길임을 나는 알고 있다.
어느 시인의 심사평이 생각난다. “영혼을 깎는 절규를 노래해야 시가 된다.“ 는 말을 가슴속 깊이 각인하며, 이 영광이 아람문학이 내게 주신 상이 아니라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라는 내게 짊어준 버거운 등짐이라 여기며 다시 한번 아람문학과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 기쁨을 어머님을 비롯한 가족과 언제나 내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시며 등단을 권유하신 김윤기 시인님과 동문선후배님들, 광주시청 “글 풋내기” 회원님들과 저를 알고 있는 모든 지인들과 이 기쁨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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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1. 닉네임 : 푸른솔
2. 호 : 청송(靑松)
3. 본 명 : 김선익(金善益)
4. 출생지 : 1960년 강릉
5. 학 력 :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재학
5. 현 근무처 : 경기도 광주시청
6. 주 소 : (우) 465-704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라인아파트 103동 701호
7.연락처 : (핸) 010-3733-8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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