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바람소리/김윤기
별들이 날개를 접고 고이 잠든
동그란 하늘
그 투명한 수평선 아래
아침 해
방긋이 떠오르는
맑디맑은 바다여!
잠시 일렁이던 청명한 숨결
미련도 없이
지우고 떠날
영롱한
숙명
그 맑은 숨소리
숨
소
리
고마니
바람소리/김윤기
그녀는
간드러지게 웃지도 못했다
그립다는 말도 못했다
사랑을 고백한 사실은 더더욱 없었다
살 붙이고 살던 냇가에
버리고 갈
꽃이라 이를 이름조차 없었다.
다만
눈 마주친 어느 시인에게
비로소
꽃다운 눈웃음
살며시 남기고 떠난
들풀이었을 뿐.
그녀의 여름은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잠시 머물다 떠난
계절의
뜨거움이었을 뿐.
너와 싸워 이겼다는 것이
뭐 그리 즐거운 일이누
네가 나를 사랑한 것 보다 내가 너를 사랑한 것이
조금 더 크다는 것이
뭐 그리 섭섭한 일이누
너보다 하나 둘쯤 모른다는 것이
뭐 그리 분부끄러운 일이며
너보다 몇 가지 더 갖지못한 것이
뭐 그리 억울한 운명이냐
손가락 끝만 스쳐도 후루룩 지고말
인생이거늘
있어도 그만 고만
없어도 고만 그만
올겨울 추위
독하지만 않으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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