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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속 단(速 斷)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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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 호락 작성일 2009-09-12 13:11 댓글 0건 조회 7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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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단(速斷)  --  12

속단과 경솔한 행동으로 화를 당한 보장왕(寶藏王)

추남(楸南)거사는 고구려의 유명한 점쟁이다.
보장왕(寶藏王-고구려 마지막 28대 왕-642~668) 때
국경지방의 강물이 거꾸로 흘러 왕이 점을 치게 하자 '

왕비가 음양(陰陽)의 도(道)를 역행하는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왕비는 노하여 왕에게 추남거사를 벌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왕은 다시 시험을 해서 맞추지 못하면 중형을 내리기로 하고,
 이미 괴 속에 쥐를 잡아 넣고, 추남이 이것을 맞추는 가를 시험하였다.

왕이 추남에게 "이 속에 든 것아 무엇이냐?"고 물으니 추남은 쥐라고 바로 맞추었다.
"그러면 쥐가 몇 마리 들어 있느냐?"고 다시 물으니 추남은 여덟 마리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열어 보니 쥐는 한 마리 밖에 없었다.

왕은 대노하여"이놈, 너는 이러한 거짓말로써 점을 잘못 쳐
나라를 망하도록 한 역적이니 죽어 마땅하다."고하였다.

이때 추남은 "내가 죽은 후 다시 태어나 대장이 되어 고구려를 없애겠다."하고 죽었다.

그 후 쥐를 죽여 배를 가르고 보니 새끼가 일곱 마리가 들어 있었으므로
모두 합하면 여덟 마리가 되었다.
그날 밤 왕은 추남이 바로 김유신의 어머니 태 속으로 들어 가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왕은 백석이라는 간첩을 보내 김유신의 어머니를 죽이려 하였으나
탄로가 되어 백석은 죽고 말았다.

사람이란 무슨 일에 대하여 오해하고,분해하며,
성을 낼 때나, 무서워하고 두려울 때,
그리고 교만하고 자만심이 강할 때
 속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잘 지내던 친구들 간에도
이런 저런일에 대하여 자기혼자 추측,속단 하고
오해를 하며 스스로“고슴도치 딜레마”에
빠지는 일이 없는지살펴볼 일이다.

무슨 일을 지레 짐작으로 그릇 판단하거나 결정한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애매(曖昧)한 것으로 애매한 결정을 하면 반드시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
'以疑決疑 決必不當'(이의결의 결필부당) <순자>에 있는 말이다.



<속단(速斷)의 다른 이야기 하나>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로 수많은 등장 인물가운데
지모가 뛰어난 전략가이자 정치가인 조조 이야기,

조조는 한때 100만 대군을 이끌고 적과 싸우다가 대패한 적이 있다.
조조의 휘하에 있는 장군들이 모두죽고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군사들 마져
뿔뿔이 흩어지자 조조는 간신히 목숨만 구하여 도망 치게 되었다.

죽을 힘을 다해 도착한곳은 그와 평소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 집이었다.
친구는 쫒기는 조조를 반갑게 맞이 하고는 대문 밖에 나가 주위를 살펴
확인 한뒤 조조를 뒷방으로 안내 하여 편히 쉬게 하였다.

“여보게 친구, 여기 있으면 안전할걸세”
친구가 방을 나간뒤 조조는 누적된 피로에 지쳐 잠에 떨어 졌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뒤 조조는 잠결에 이상한 소리에 얼핏 잠이 깨었는데,
슥슥슥하고 마치 칼을 가는 듯한 소리가 잠결에 들려 왔다.

놀란 조조는 친구가 누군가에게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잘 갈아야 돼, 한번에 해 치워야 하니까”
친구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칼 가는 소리가 조조의 귓가를 맴돌았다.

“천신 만고(千辛萬苦) 끝에 겨우 목숨을 구했는데 여기서 죽게 되는구나.
믿었던 친구가 나를 죽여  적이 주는 상을 타려 하다니,---”
조조는 앞뒤 가릴것 없이 뛰어 나가 그 자리에 있는 친구와
그 가족들의 목을 단숨에 베어 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조용해진후, 정신을 차린 조조는 숨을 몰아 쉬며 뒤 돌아 서려는데,
옆에서 꿀꿀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돼지 소리 였다.
한 마리의 살진 돼지가  쓰러져 있는 친구 시신 옆에서
발이 꽁꽁 묶여 꼼짝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친구는 조조를 죽이려 한것이 아니라 먼 길을 찾아온 친구를 위해
아껴 기르던 돼지를 잡아 정성껏 요리해 주려고 한것이었다.

조조는 그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아 자신의 속단(速斷)을 후회 하며
통곡 하였다. 조조는 친구의 도움으로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벗어 났는데,
자신은 그 고마운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말았으니
이 얼마나 배은 망덕하고 통탄할 일이겠는가?

생각하지 않고 행동 하거나 분노는 이렇게 엄청난 일을 자초 할수 있다는 교훈이다.
돌이킬수 없는 일을 한 순간의 속단과 분노 때문에
스스로 큰 잘못의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앞.뒤 생각없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불쑥 저질러 버리는 행동은
나중에 두고 두고 후회 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정확한 상황 판단 없이 혼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오히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항상 명심 해야 한다.

더 많은 것을 잃기 전에 그런 속단(速斷)은 하지 말아야겠다.
한번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신중한 사람으로
후회 하지 않는 삶을 살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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