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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연곡천에 얽힌 사연(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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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욱빈 작성일 2015-09-21 08:54 댓글 0건 조회 7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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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곡천에 얽힌 사연(마지막 회)

계장시험 때는 다른 꿈
(법원장님이 옥돌로 된 4각 도장을 내게 주었는데 그것이 계장부터 부여된 소송법상 단독관청으로서의 직인이었다.)을 꾸고 합격하였는데, 사무관 승진시험 2차 주관식시험(4과목) 보기 전날 밤이다.
연곡천을 또 꾸었다.


꿈에 장마로 물살이 세게 흐르고 있는 지금의 연곡천 구 다리를 어떤 사람이 장마로 떠내려온 큰 나무를 어깨에 메고 가다가 세찬 바람에 나무와 함께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
. 나는 큰 소리로 나무보다 늦게 떨어져야 살 수 있다고 소리쳤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유유히 다리를 건너왔다
. 그런데, 그렇게 성난 물결이 잔잔한 물결로 바뀌어 물위에는 그 옛날 서양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유람선 여러 척이 한가롭게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깨어났다. 기분이 산뜻했다.
나는 운좋게 전국 50명 뽑는 2차 시험에도 합격하였다.


연곡천은 내가 어릴 때에는 놀이 장소와 먹거리를 제공해 주었고
, 다 커서도 나의 중요한 시기 때 마다 내 앞 날을 예견해 주고 안내해 주었다. 나에게 연곡천은 어머니의 가슴과 품속 같다. 지금의 연곡천은 옛날처럼 아름답지 못하다. 군데군데 섬처럼 되어 있는 연곡천을 보노라면 가슴이 아프다.

나는 연곡천을 위하여 보답해 준 것은 아무도 없다
. 연곡천을 관리하는 기관장이 되지 않는 한 나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알맞게 준설하여 아름다운 천으로 가꾸었으면 한다.


한 때는 퇴임하면 귀향하여 고향을 위해 일할까도 생각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
귀향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금년 1월 청평으로 귀촌하였다. 주 1)


매일 북한강을 바라보며 강바람을 맞으며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 새벽과 저녁으로 채소밭과 화단을 가꾸는 재미가 괘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옛날 부모님들이 즐겨 부르시던 국악과 시조를 들으면서........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부지런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 농작물은 내가 가꾼 만큼 보답해 준다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 이 곳에 살면서 며칠전에 시 아닌 글을 써 보았다. 아주 졸작이지만 여기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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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江 邊 夜 回

일찍 10시에 잠들어 문득 깨어보니 새벽 2시가 좀 넘었네.

마루에 걸터앉아 강 건너 마을을 보니 오색불빛이

달빛과 함께 밤을 밝히고 있었네.주2)


강물에 드리워진 불빛은 더욱 아름답고
, 강태공의

낚시 불빛은 한가로운데, 잠을 쫓은 고단한 어부는

아직도 배를 바삐 움직이네.주3)


달빛에 담배연기 구름처럼 퍼지고
, 살랑 불어오는 강바람이

내 몸에 스치니 한낮의 무더위가 언젠가 싶네.

이런 저런 상념하다 장닭 우는 소리에 벌써 4시가 넘었다네.

 

나는 정선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집사람 때문에 서울로 내신하게 되었고, 19831219일부터 만 30년을 서울에서, 이곳 청평에서 1년차 살고 있으니 고향을 떠난지가 어언 31년이 되어 가고 있다.


나에겐 연곡천은 잊을 수 없는 영원한 삶의 원천이요
, 어머니의 젖가슴과 같다. - 끝 -


주 1) 여기서 금년이란 2014년을 말합니다. 
    2) 소생의 집은 북한강 줄기 코앞에 있어 봄부터 12월 초까지 수상스키 마니아들로 북적입니다.
    3) 어부들은 소생의 집앞부근에서 4-5척이 초저녁부터 제가 잠들기 전까지 배에 불을 밝히고(불빛이 너무나 아름답
        습니다.) 바지락등을 채취하는 줄 알았는데, 밤새도록 채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후기 : 저의 졸필을 끝까지 읽어 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과분한 칭찬과 격려를 해 주신 친구님
         들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제 추석이 다가오고 있군요. 왠지 허전한 마음이 온 몸으로 느껴오는 것
         이 나만의 정서일까요. 친구님들의 건강과 가정에 늘 좋은 일 많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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