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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re] 그것은 고집이 아니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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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10-30 10:03 댓글 0건 조회 6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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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고집'이 아니고

'사랑' 입니다.



결혼후
몇년을 나는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마누라와 자식이 더 애틋해서 부모님 찾을 생각이 적었다는것이 옳을것입니다.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은 물론이고
조상의 기제사나 담채사때에도
마누라와 아이들을 데리고 고궁이나 유원지를 놀러 다니면서도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찾아 뵙지 않았다는 것은 입이 열개라도
변명할수 없는 불효심 이지요.

정묘년인가 그해 사월
형님께서 사무실로 전화로 어머님이 위독 하시다고 연락하셨습니다.
밤을 도와 달려갔더니
아~어머님은 몇년 못뵈온사이
성성한 백발이 누렇게 변하셨고
온몸은 鶴처럼 하얗게 여위워 있으셨습니다.
가쁘게 몰아쉬는 숨은 천정에 닿아 있고
앙상한 손마디는 온기하나 없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더군요.
바싹 마른 몸은 한줌 손아귀에 들어올 정도로 가벼워 보였습니다.

사흘 낮밤을 곁에서 지켰습니다.

나흘째 되던날 밤-
어머니는 용변을 보고 싶으시다며 요강을 갖어 오라 하셨습니다.
근 한달동안을 곡기를 끊은터에 무에 보실것이 있으랴 마는
어머니는 한참동안이나 당신의 몸속에 있는 노페물을 말끔이 정리 하시더군요.
나중에 그것이 생의 마감에 대한 준비였다는것을 알았지만-

나흘째 아침
날이 훤히 밝자
어머니는 한결 또렸해진 정신으로 내 손을 잡으시고는
"며칠동안 이 에미 때문에 잠못잤구나. 이제 괜찮으니 회사일 바쁠테니
그만 올라가 보려므나..."

정말 그런것 같아서
나는 며칠 비운 회사일도 걱정되고
또 아이들이 있는 집도 생각나고 해서
어머님 말씀을 믿고 9시쯤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대관령을 넘고 횡계를 지나면서
심란한 마음을 달래다가 소사 휴계소에 당도하여 전화했더니
형님께선 "정신도 또렷해 지시고 말씀도 잘 하시니 염려말라"고
해서 한결 안정된 마음으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사무실에 도착하니
여직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찔한 마음에 할말도 잊은 내게,
"오전 11시경에 사장님 어머님께서 운명 하셨다고 전화 왔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목슴이 곧 꺼질것을 아시면서도
자식인 나를 걱정하셔서 괜찮으니 서울 올라가라고 안심 시키셨던 것입니다.

生의 마지막까지도
당신보다는 자식걱정을 하시는것이 부모님이지요.
당신의 목슴보다도 더 아끼는것이
자식입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자식 생각해서
'나는 입에 맞지않다' 라고 말씀하시는것이 부모님이십니다.

부모님이 그대에게 보이신 고집은
그래서 고집이 아니라
번연히 알고 계시면서도 자식을 생각하는데서 나온
'사랑'이라고 말한 겝니다.

孝는
생각이 아니고
行 함입니다.

가시고 난후면
행하고 싶어도 않됩니다.

그대는
나처럼
가슴 띁으며 후회하지 마십시오.

이글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못난 자신이 문득 생각이 나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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