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47기 이사 왔읍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해군 작성일 2006-04-19 22:03 댓글 1건 조회 657회

본문



    보슬비가 내리던 어느 봄날,
    머리숱이 줄어들까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나를 위하여
    빛바랜 우산을 들고 동네 어귀에 서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하는
    당신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꾸어 놓은 정원의 나비가 되겠습니다.
    때로는 당신의 향기를 아이에게 전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사랑을 당신에게 전하고
    때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내 사랑을 전하고
    때로는 그냥 말없이...

    당신이 늦은 시간 아이들을 기다리며
    아이들 책상에서 마음 졸이고 있을 때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권위로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가 아니라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의 눈 밑 주름을 미안해하며 바라보고
    당신의 얼굴에서 삶의 희망을 느끼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아침 햇살을 온 몸에 안고 잠에서 깰 때
    내 곁에 곤히 자고 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겠습니다.

    당신이 두 번째 순위에도 행복을 느끼듯
    나는 순위에 관계없이 당신 곁에서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늘... 사랑한다고 용기 내어 말하고
    항상 따뜻하게 포옹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의 마음 속 먼지를 하나하나 털어내어
    당신이 다시 빛날 수 있게 하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기도하겠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거두어갈 때 너무 많은 시차를
    두지 말고 가능한 같이 거두어 달라고.
    그래서 당신의 영원한 그림자가 되게 해 달라고.

    당신이 쉬어 가고 싶을 때 자상하고 듬직하지 못해
    충분한 나무그늘을 만들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쉬어 가는 동안에 모든 가지를 한 곳으로 모아
    당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당신으로 인하여 내 삶은 의미가 있었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라는 말을 듣는
    그런 남편... 되겠습니다.


- 김 귀 동 -

***********************************************************************************
 
(이하 선배님의 글 입니다)

불량마눌

너무 좋은 글이라 생각 됩니다.
감히 평론하는 것은 아니옵고 제자신이 느끼기에 좋은 글인것 같습니다.
따라 다니며 귀찮게 해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저희 방에도 올려 주십사 하는 염치 없는 부탁 드려 봅니다.
누군가 읽고 또 읽어 봐야 될 것 같아서...^*^
***********************************************************************************
작은 글에도 많은 느낌을 가지시는 불량마눌 선배님은(사실은 형수님 이라해야 되지만)
아직도 소녀같은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신것 같아 보입니다
47선배님들
늘~ 사랑해주세요

댓글목록

profile_image

방랑자님의 댓글

방랑자 작성일

  호기심은 내이름인데 ---
함부로 쓰심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