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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광나루 아차산에서 - 2년전 3월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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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7-03-04 12:15 댓글 0건 조회 7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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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매화꽃봉오리 요런 날에

kyk-b2.jpg 2007년 3월 3일(토) 광나루 아차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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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봄기운이 완연한 포근한 3월의 아침이 였다.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10시 30분경 만나가로 한 약속에 맞춰 아침 7시 20분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자욱한 안개속을 뚫고 하늘 끝에 매달린 대관령의 산봉우리들이 간간히 시야에 들어오고
이따금씩 차창에 매달리는 빗방울이 두서너번 흔들어 대는 윈도 부럿쉬에 씻겨 흔적없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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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커피 한 잔에 뽀얀 심심초 연기도 몇 모금 마시고
다시 한양을 향해 버스는 달린다.
차창밖은 앙상한 나무들이 봄을 재촉하는 촉촉한 안개속에서 흘러가지만 하얀 겨울의 흔적들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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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경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 줄줄이 서있는 택시를 잡아타고 광나루에 토착한 시간이 10시 10분경,
기다리고 있는 소요와 심국장를 만나 골목길을 따라 아차산으로 향했다.
휘영은 출근 후 처리해야할 몇가지 사무를 마치고 뒤따라 오기로 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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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매연에 찌든 도심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아차산,
입구에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나목의 숲사이로 완만하게 뚫린 황톳길이 시골의 정취 그대로
한눈에 들어오고 여러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산책로처럼 완만하여 그런가, 중년을 넘긴 등산객들이 대부분이고 등성에 올라서면 도시의 빌딩숲과
주택지들이 희미한 안개속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간간히 곧게 선 경사로가 가볍게 땀을 솟게 하고 정교하게 쌓아올린 나즈막한 옛 고구려 성터를 보며
흘러간 기나긴 세월이 연민과 고즈넉한 감회로 풍상을 견딘 이끼의 내음처럼 바람에 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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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칼바람이 얇팍한 옷깃속을 파고들어 온몸을 떨던 군사들의 파리한 얼굴과
피비린내 나던 전장의 아우성과 비명소리도 소리없이 흘러가는 바람처럼 오늘은 앙상한 나목의 숲에서
간밤에 내렸을 촉촉한 비에 젖은채 고요히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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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늦게 도착한 휘영과 함류하여 정상을 향한 걸음을 재촉해 본다.
어부인께서 새벽잠을 설치고 정성껏 마련해주신 음식들이 소요의 배낭을 무겁게 한다.
가파른 경사로에서 가쁜숨을 몰아쉬며 힘들어 하던 소요가 괜스리 눈에 밝히고,
이게 情이구나. 이게 우정이구나.
김순희 여사님 ! -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소요 ! 진정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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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정상이다.
굽이치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뽀얀 안개속에 구리시가 가물거린다.
소리방송을 진행해 주셨던 이종호후배(47회)내외와 손명희 간사님, 그리고 동홈 관리자로 수고하시는
이기동(43회) 후배님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나 서로의 일정과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컷지만 이종호 내외가 업무를 마치고 뒤늦게 광나루역에서 합류하여
크나큰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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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정상의 나무 아래 자리를 펴고 소요가 준비해 온 영계백숙과 찰밥, 씨바스 리갈,
SBS가 준비해온 떡과 따끈한 커피, 게다가 발렌타인 17년산까지,
휘영의 캔커피와 캔맥주, 과일, 그리고 처음처럼 변하지 말라는 소주까지
자연속에서 맛보는 영계백숙과 따끈한 국물, 입안에서 펴지는가 싶더니 이내 뚫린 콧구멍으로
치솟는 양주의 진한 향기.
카~아 ! 이맛! - 죽이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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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상? 소주 한 병만 남기고 나머질 죄다 비우고 하산한 시간이 오후 6시를 넘기고 말았다.
아차산으로 기어드는 땅거미는 걸음보다 빠르고 휘황한 전등불들이 광나루의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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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용기로 부터 생동감 넘치는 신선한 삶이 시작되는것이 였다.
나는 얼마나 많은 가식의 윤리적 규률과 사회적인 관습에 매여 스스로 구속당한 채 살아 왔었는가?
이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가식들을 누에가 허물을 벗어 버리듯 훌훌 벗어 던지고
좀더 자유로운 인간으로 해탈해 버릴 용기가 없었는가를 자성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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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이 나의 것만은 아닐테지만 너의 것일 수도 없다면 너와 더블어 살아가는 자유인으로서의
용기와 지혜는 절실한 것이였다.
너와 내가 더블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보다 아름다운 행복감으로 충만해지기 위하여
네가 아닌 내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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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기다린 이종호 부부, - 정말 미안하다.
맛난 저녁까지 대접받구. - 이건 도리가 아닌데 내외의 고집을 못꺾고 말았다.
봉지 봉지에 대보름 부럼까지 - 하여간 못말릴 ----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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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식 후배 내외가 뒤늦게 합류하여 식사도 함께 하고 선배들의 행선지 역까지 - 너무 고마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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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시 30분에 강릉에 도착했었지 --- 친구들 - 진심으로 고맙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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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서창식 후배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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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흙이되어 만났다.
네가 흙이듯 나도 흙이였다..
우리는 물이되어 만났다.
네가 물이듯 나도 물이였다.

너도 나도 흙이였고 물이였다.
바람처럼 흘러와 만났었고 그리고 바람처럼 흩어졌었다.
오늘은 또 외로워 진다.
그대들이 또 다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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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NG 인터넷 방송 CJ로 수개월간 수고해 주셨던 이종호 부부의 다정한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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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와 기지가 넘치는 글솜씨, 춤솜씨. 노래솜씨, 활달 솔직한 지극히 인간적인, 영원한 소녀,
우리의 영원한 막내, 너에 이름은 불량마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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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목마는 삐거덕거리지만 그 등에 얹힌 채 흐르는 시간은 잽사고 빠르기만 하다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하얀 세월의 강을 건너가 버렸지만 고스란히 남겨진 그때의 기억들과
뜨거운 情은 아직도 심방에서 분출되는 붉디붉은 피처럼 세세한 혈맥을 따라 온몸으로 퍼져간다.
내 손끝과 내 발끝을 어루만지며 오늘도 식지않고 흐르고 있거니 ---------

세월의 강은 어디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그 세월, 무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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