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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음식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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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리 작성일 2013-07-03 21:47 댓글 0건 조회 5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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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약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본래 자연에서 채취된 것들이다. 약으로 쓰이는 재료 대부분은 음식 재료로도 사용된다. 쑥이나 생강이 좋은 예다. 쑥은 많은 한약 처방에 사용되는 재료지만 음식 재료로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식품이다. 쑥떡, 쑥국, 쑥무침, 쑥차에 이르기까지 쑥으로 갖가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생강은 음식을 만들 때 양념으로 쓰이는 향신료인데, 생강 말린 것은 약 처방에 많이 이용된다. 쑥의 약명은 ‘애엽(艾葉)’이고, 인진쑥은 ‘인진호(茵蔯蒿)’며, 말린 생강은 ‘건강(乾薑)’, 얇게 저민 생강은 ‘편강(片薑)’이다. 이처럼 식탁에서는 음식이면서 약방에 포함시키면 약재가 되는 식물은 무수히 많다. 
만약 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질환을 얻어 약을 먹게 된 사람이 약재에 포함되는 재료들을 평소 식탁에서 자주 음식으로 만들어 먹거나 차로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평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그리고 필요한 음식을 고루 챙겨 먹어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의 취지일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재료라도 어떤 성질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같은 식물이라도 약으로 먹을 때와 음식으로 먹을 때의 형태는 다르다. 어떻게 먹으면 약이 되고 어떻게 먹으면 음식이 되는 것일까? 동의보감에 각 식물의 맛과 성질을 다룬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기미(氣味)론’이다. 여기에 ‘맛보다 기운을 중시해서 먹는 것이 약이요, 기운보다 맛을 중시하는 것이 음식이다(藥者氣厚味薄, 食者味厚氣薄)’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재료라도 맛보다는 그 기운을 골라서 먹는 것이 약이고, 기운보다는 맛을 중심으로 골라 먹는 것이 음식이라는 뜻이다.
 
같은 재료라도 약으로 먹을 때는 장시간 불에 달여 진한 탕액을 만들어 마신다. 그 기운의 특성을 최대한 우려내어 빠른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음식으로 만들 때는 맛이 순한 식재료들과 함께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살짝 익혀 먹게 된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건강법 중에 ‘소후다박(少厚多簿)’이라는 말이 있다. ‘진한 음식을 적게 먹고 담백하고 소박한 음식을 많이 먹어라’라는 뜻이다. 이미 병을 얻은 뒤에 진한 약을 달여 먹는 것보다 평소 자신에게 필요한 식품들을 자주 음식이나 차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건강관리나 질병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말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 ‘몸을 편안히 하는 근본은 음식에 달려 있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약에 달려 있다’는 말도 있다.
 
자신의 건강특성이나 체질을 알아서 평소 내게 유익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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