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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서학리조트(도민일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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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자 작성일 2006-08-24 15:35 댓글 0건 조회 4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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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의 상징 가운데 추전역이 있다.
태백시 추전2동에 위치한 작은 기차역이다. 1973년 10월 16일 태백선철도가 개통되면서 탄생했다. 작고 볼품없는 이 역사(驛舍)가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855m의 해발고도 때문이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 역이 바로 추전역이라는 것이다. 지난날 강원 남부지역 탄광산업이 부흥했을 때 무연탄 수송을 위해 개설됐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 고원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불리는 태백산(1567m)은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없다. 매년 새해 첫날을 이곳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동·서해로 흘러드는 낙동강 한강과 오십천의 발원지로서 주목받는 곳이 또한 태백이다. 그러나 과거 태백은 인접한 정선과 더불어 광산지역의 대명사로 각인돼 있다. 탄광경기가 좋았을 때 이곳에는 전국 최고급 요정이 있었고, 거리의 강아지들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지는 곳이다.
모두 탄광경기가 흥성했던 한 때의 꿈 같은 이야기다. 오늘의 현실은 생존을 위해 처절한 변신의 몸부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폐광특볍법이 제정돼 변신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 고원레저산업이다. 태백시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전략사업이 바로 황지동 절골과 서학골일원에 스키장 골프장 숙박단지를 조성하는 서학레저단지다. IMF 경제난으로 한때 주춤했던 이 사업이 2008년 개장을 목표로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엊그제는 기업통합이미지(CI) 디자인을 만들고 단지 명칭도 '서학리조트'로 확정했다.
스키장과 골프장이 들어서는 곳은 절골(寺谷)과 서학골(棲鶴谷)로 불려 올 만큼 천혜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한다. 언젠가 공사현장을 둘러보던 한 시의원은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했지만 비경이 훼손돼 가슴아프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이 심산유곡에서 지금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강원랜드카지노를 축으로 탄광의 검은 때를 벗겨내고 있는 정선과 더불어 탄광 이후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가고 있는 것이다. 고도(高都) 태백의 변신을 관심있게 지켜보게 된다.
김상수 논설위원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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