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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해질녘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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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야부리
작성일 2006-07-0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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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의 감상 *** 해 저물 무렵 무심히 어른거리는 나이아가라 줄기의 물무늬 끝 하늘을 가로질러 뒤엉킨 하루살이떼의 마지막 소동을 오늘 나는 실눈으로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 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 밤바람에 영그는 뒷마당의 살구의 내음이며... 울을 타고 기어오르는 넝쿨장미의 아우성을 오늘 나는 어설픈 모양새로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 어둠이 빛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나무의 박힌 나이테를 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넣으며 조용히 몸을 숙여 거기 서 있으려 한다 내 몸에서 채 빠져나가지 못한 아련한 기억 옹이로 변할 때 까지 반딧불을 보며 아버지를 생각하던 그 길 이제는 인적이 없어 무성해져 있을 수풀더미 앞에 마냥 서 있고 싶은 그런 저녁이라고... 글쓴이: 최 종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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