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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풍경이 있는 Essay 25 - “홍원대초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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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850m, 7인승 카니발을 타고 하루 종일을 달려도 달려도 끝없이 펼쳐진 초원뿐이었습니다.
구비 구비 돌아 정상에 오르면서 머리가 아파오는가 싶더니 속이 메스꺼워오고 다리에도 힘이 풀려왔습니다. 처음에는 평소 안하던 차멀미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고산증이었습니다. 첫 경험입니다. 살아오면서 이만큼 높은 곳에 올라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백두산의 높이가 2,750m이니 그 보다 1,100m나 더 높은 지대에 올라선 셈입니다.
야크 무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고원에는 손에 잡힐 듯 구름이 흐르고 생경한 풍광의 순간 순간을 행여 놓칠까 와중에도 양해를 구한다음 습관처럼 카메라 셔터와 핸드폰 셔터를 번갈아 가며 바쁘게 눌러댔습니다.
중국 중부의 스촨을 출발하여 티벳과 가까운 중국 땅 홍원대초원에 들어선 것은 지난 7월 7일이였습니다. 그리고 이틀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에는 장족을 비롯해 여러 부족들이 일정한 영역을 차지하고 야크를 방목하며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사전에 방문을 통보해서인지 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여서 자신들을 찾아온 이방인을 민속 춤사위와 진심이 배인 표정으로 맞아줬습니다.
눈길이 모자라도록 너른 초원과 야크와 그들이 믿는 神이 전부인 고원의 시람들, 우리 일행을 위해 차를 준비하는 한 여인에게 통역을 통해 지금 행복하냐고 물었지만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씽긋 웃기만 했습니다.
그들에게도 꿈은 있을 것입니다.
무슨 꿈을 가지고 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욕심과는 거리가 먼 아주 소박한 꿈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고도의 문명국가에 살아가는 우리 보다도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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