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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 크레파스와 알사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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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량마눌 작성일 2006-03-29 14:12 댓글 0건 조회 9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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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와 알사탕 | 불량마눌 2006년 3월 29일 수요일

♡ 크레파스와 알사탕 ♡

군것질이라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하고 자랐던 유년시절의 기억입니다.

어느날 저에게도 마음껏 군것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내일 미술시간이 있으니 모두들 크레파스를 준비해 오너라"

하고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교길에 친구들은 학교 앞에서 팔고 있는 뽑기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chat_chien_bouge.gif

설탕을 녹여 소다를 넣고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놓으면

모양은 최대한 살리고 겉을 살짝살짝 떼어 먹어야 하는 뽑기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기억하시지요?

용돈을 풍부하게 쓰고 다녔던 친구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던 저는

선생님께서 미술시간에 크레파스를 준비 해 오라는 말씀을 핑계로

chien13.gif

엄마에게 크레파스 살 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배짱 좋게도 전 크레파스 대신 군것질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동안 못해 보았던 군것질을 원없이 해보고 친구에게 인심도 써보고

생일보다 더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져 집으로 돌아가기는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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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주머니를 뒤져 보니 오원이 남아 있었고

그 돈으로 알사탕 세개를 샀습니다.

집 근처에서 엄마한테 혼이 날 생각에 쭈뼛거리고 서 있다가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오빠를 만났습니다.

잔 꽤가 생각난 저는 오빠손에 알사탕을 얼른 쥐어 주었습니다.

chien13.gif

오빠는 영문도 모른채 동생이 주는 알사탕을 한입가득 입에 넣었습니다.

"얼른 들어와 저녁 먹어라"하시는 엄마의 말씀에

알사탕을 입에 물은 오빠와 함께 나란히 들어 갔습니다.

그날 "크레파스는 샀느냐?"라는 엄마의 추궁 끝에

결국 오빠는 알사탕 때문에 공범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이후 아직까지도 저는 나쁜 동생으로 오빠의 기억 속에서

chien12.gif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는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는 유년시절을 보내지 않으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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