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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명시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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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버들개지 작성일 2007-04-11 10:06 댓글 0건 조회 2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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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 4월 11일 19면에 이건원님의 글 너너무 잘 읽었소이다
어이 그리 나무의 아들 같나요



나무의 투정


계절의 심술 유혹
묵묵히 견디어온
나무들의 모진 고내(苦耐)

새는
신이나면 노래로
울화 오르면 타령으로
기분 내며
희희낙락 살지만

나무는
산불이 곧 고개를 넘어도
곡우에 수혈(樹血)을 빨려도
맘 꾹꾹 졸이며
팔자거니 살아 가지요

새들이
왜 그리 사느냐
야유를 하면

못들은 체 하고
이듬해 봄 하나만을
짝사랑하며 살아 가지요

봄이 오며는
여태 못한
사랑은 꽃으로
화풀이는 향내로

여한 없는 투정
맘껏 부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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