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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4월의 밤, 그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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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1-04-20 14:47 댓글 0건 조회 2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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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밤, 그 빗소리

바람소리/김윤기


첫걸음을 태초에 놓았던

관능官能의 초침 소리가

누렇게 찌든 벽 안에서 또박또박 걸어 나오는 늦은 밤

정작 사나흘 반듯이 살다 쓰러진 목련꽃 신음은

낡은 회전목마를 타고

빗소리에 젖은 낯선 8월의 시간 속을 삐거덕거리며

빙빙 돌아가고 있다.


하늘을 안고 땅을 안고

빗소리 안은 미망未忘의 바람 소리,

4월에 내린 아득한 어둠 속을 헤집고 돌아온

순정에 눈먼 소박한 어느 시인의 절규가

까맣게 매달린 내 창문을 흔들곤 한다,


복사꽃 지는 소리에 자두꽃 하얀 날개를 펴듯

잔인한 숙명 속으로 떨어졌던 꽃의 비애는

빗소리에 젖은 4월의 밤을 새우며

곱게 피어

또다시 지고







피어나고.


*** 2011. 4. 20(아람문학 창간 5주년을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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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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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꽃일레

나빌레

꽃그늘에 누워 꿈을 꾸면

산을 품은 물일레

들을 안은 바람일레


한적한 길을 나선 구름인 듯

새벽길 따라 저물어 가는

붉디붉은 하늘 맴도는

목마른 그리움


손끝에 닿을 듯 닿지앟는

임의 가슴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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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작은 미립자의 세계는 아니지만

우리네 시력 밖깥에 숨은

작은 우주 속의 비밀을 즐겨 관찰해 보곤한다

이 작은 우주를 투영 시키는 빛의 섬세함에 놀라워 하고

그 빛에 의해 해부된 사물의 실체는 더욱 놀랍고

신비롭고 아름답다

사람의 신체적 구조와 생리적 대사작용 또한 질서정연하게

운행되는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이치와 무엇이 다르며

하나의 작은 물방울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 역시

인간의 생리와 운명과 무엇이 다르리.

이물이 끼지 않아 너와 나는 맑고

가끔은 이물이 끼어 혼탁할 뿐.

물은 물의 속성으로 맑고 혼탁하기를 거듭하고

산은 산의 속성으로 바람을 안고 구름을 안고

숲을 키워내는 것일 뿐.

나는 나만의 속성으로 태어나 융성하고 소멸하고

너는 너만의 속성으로

운명의 궤도를 따라 흘러 가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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