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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아버지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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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09-12-0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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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王처럼 당당하기만 하셨던 늙으신 아버지의 손을 잡아 보십시오.
억세고 거칠지만 그 손이 얼마나 뜨거운 것이며
그리고
얼마나 나약해진 손인가를 느껴 보십시오
아버지의 가슴이 차갑게만 느껴지는 것은
평생토록 남모를 냉가슴을 앓고 사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마시듯
세월을 마시듯
술을 마시던 아버지
그 왕 같던 아버지
이제는 세월이 아버지를 마시고 있어도
아버지라는 이름은
그 세월을 받아 드리며 세상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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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이 아비들의 송년회 날이 12월 12일(토)이다
세상사 잊고
나이도 잊은 채 만나 보세나
산일레, 골일레
산이 높아
넘다 못 넘고
그 산에 묻혀
그 산의 산이 되는 것이
사랑일레
골이 깊어
걷고 헤매다 못 지나고
그 골에 묻혀
그 골의 골이 되는 것이
미움일레
높은 산을 만나
그 산의 적막한 깊이를 깨우는 새소리를 듣고
숲에서 이는 바람의 소리에 묻혀
그 산의 산이 되는 꿈을 꾸네
창 밖은
무심한 시간을 베고 누운
초겨울 한낮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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