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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연비어약(鳶飛魚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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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7-09-20 07:04 댓글 0건 조회 3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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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대자연의 활기찬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네 마음도 꿈과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노란 병아리 떼가 암탉의 뒤를 따라다니며 모이를 쪼아 먹던 봄이 오면

파랗게 물든 남녘 바람이 남실대는 하늘 녘에서 커다란 원을 그리며 빙빙 돌던 솔개

어느 때부턴가 그 솔개가 사라졌다

어미 닭을 따라 다니던 병아리들의 정겨운 풍경도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 사라지고

맨봉당에 쪼그리고 앉아 공깃돌 놀이를 즐기던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구슬치기로 하루해가 짧았던 우리들의 유년기도 몽땅 사라지고 없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은 이미 전설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뒤돌아보다가 이제는 그것마저 접어두고

내일을 알 수 없는 근심어린 눈빛으로 하루하루를 주시해야 하는 세월을 살고 있다 

우리들의 시대가 사라진다 해도 여전히 돌아갈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생각해 본다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자들의 무수한 무덤을 안고

여전히 회전할 지구

그 태연함이 벌써 야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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