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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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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c 작성일 2009-08-11 11:46 댓글 0건 조회 3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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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여름휴가에는 방콕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바다가 있는 동쪽을 향해 바람처럼 훌쩍 길을 떠났습니다.

흐릿한 날씨가 마음에 걸렸지만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부는 대로 밀려 갈 작정이었지요.

살다가 보면 때로는
근사한 고급 커피잔에 담겨진 에소프레소가 아닌
종이컵에 다방식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죠.

굳이 그 까닭을 물을 것도 따질 것도 없이
여행이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요.

차창에도
휴게소 마당의 후박나무 잎사귀에도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소리내어 떨어지고
소나기가 쏟아질 때는
길섶에 차를 세우고 어린 시절 해비를 맞듯 그렇게 흠뻑 맞고 싶기도 했지요.

산사에서 바라본 여름바다는
오랜 기간 저온 때문에 한가하기는 했지만
한여름의 풍치가 진하게 묻어 나더군요.

비릿한 바다내음 마져 사랑하고 싶었던 1박 2일은
산사와 바다와 솔향기 가득하던 산과 이삭이 피어나던 들녘과 철새들이 헤엄을 치던 호수,
솔바람 다리, 친구의 편안한 우정까지 그렇게 샅샅이 훑고 나서야 끝을 맺습니다.

2009년의 여름은 참 풋풋하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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