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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저무는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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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06-10-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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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가을 들녘에서 갈대의 숨소리를 듣는다.
코스모스조차 더 붉게 피어 흩어짐을 향한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시간
찰나에 생멸하는 육신을 나라고 우기던
영원을 향한 날개 짓을 이제는 접으려 한다.
외로움 조차도 내 벗이 될 수 없는 삶의 길에서
난 어떤 업으로 이 생을 받아 허울좋은 육체를
거두고 내 것 이란 울타리를 치며 살았는가.
눈을 감아야지
귀를 막아야지
입을 닫아야지…
여보게
그렇지만 가슴만은 열어 놓아야지
열린 가슴으로 가을 바람이 지나가고
그리고 낙엽이 굴러가고
그리고 눈보라가 지나가고
또 파릇한 새싹이 트고
아지랑이의 호흡으로 대지가 숨쉴 때
내 가슴은 허공이 되고
나 또한 허공이 될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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