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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김관진 국방부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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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기자 작성일 2010-12-03 21:41 댓글 0건 조회 2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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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가 "지금 군은 행정중심 조직이 돼 있다"고 했다. 군 장교들이 공무원이 됐다는 것이고, 달리 말하면 타성적으로 월급 받으러 회사 다니는 샐러리맨들이라는 것이다. 샐러리맨은 나라를 지킬 수 없다. 나라는 전사(戰士)가 지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군 장교들 중에 투사나 전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군 지휘관은 복잡하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 지식과 정보를 모아 지혜롭고 용감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타성적 샐러리맨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

미군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강한 이유는 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장교들, 특히 장군들은 엘리트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사관학교는 프린스턴이나 하버드 대학보다 점수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들어가기는 더 어렵다. 미국 대학랭킹 전문기관들이 예외 없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국제 정세와 관련한 미국 논문을 모아놓은 책을 보았더니 저자의 절반이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최상급 두뇌가 사관학교에 모인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 한 시기에는 수준 저하가 심각할 정도였다. 이들이 지금 우리 군의 중추다. 북한은 최고 두뇌가 군에 모인다. 이런 인적 자원의 격차가 최근 현실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 때 장교들이 보여준 것은 한마디로 '무능'이었다. 백령도에 설치된 영상장비가 침몰 순간을 촬영했는데 그 장비에 녹화기능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할 말이 없다.

대(對)포병레이더라는 것은 단순한 군 장비가 아니다. 서울을 겨누고 있는 북한 장사정포의 위치를 알아내는 장비다. 장사정포의 위치를 즉각 알아내 부수지 못하면 우리는 치명타를 입는다. 그 장비가 먹통이란 것이 지난번 북의 백령도 해상 포격 때 밝혀졌다. 이번에 보니 그때 그대로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무능한 것이다.

타성적 샐러리맨은 자부심이 없다. 자부심이 없으면 쉽게 거짓말을 한다. 천안함 피격 때 군이 했던 많은 거짓말이 얼마나 나라에 상처를 줬는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고서도 연평도 피격에서 또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자부심이 없으면 염치도 없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엄청난 패전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징계도 없이 흐지부지 넘어간다. 그것도 사람들 시선이 연평도 사태에 쏠린 사이에 처리했다.

대한민국의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병사들은 세계에서 가장 학력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임무를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군인'이란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병사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과거 한 장군이 "지상군 중 특전사는 믿을 만하고, 해병대는 제 몫은 할 것이다. 그게 전부다"고 했다. 이게 일반 징집병의 전투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일 지 모른다.

장교는 샐러리맨이고, 병사는 군복은 입었으나 진정한 군인은 아니다. 장교는 좋은 자리 가서 승진할 생각만 하고, 병사들은 제대할 날짜만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다 위기가 닥치면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기다린다. 그 배가 오면 대통령은 "고맙다"고 한다. 60년 가짜 평화가 만든 매너리즘이고, 10년 햇볕정책으로 더 망가진 현실이다. 취업이 어려워지니 사관학교 합격점수가 올라간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6·25 때 중공군과 북한군은 국군만 노렸다. 좋은 먹잇감이었기 때문이다. 1951년 적의 춘계 공세 때 중공군 소규모 부대가 국군 3개 사단의 후방 고갯길 하나를 점령하자 순식간에 수만 명의 대부대가 아우성치며 흩어졌다. 장군들은 거지 행색을 하고 도망쳤다. 미군 지휘관이 기가 막혀 그 국군 군단장에게 "당신 군단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모른다"고 했다. 부끄럽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그때 중공군에게 잡힌 수만 명 국군 포로들이 끝도 없는 행렬을 이룬 사진을 보았다. "이제는 다를 것이다"고 수도 없이 되뇌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은 과연 우리 군의 본질이 그때와 달라진 것이냐고 묻고 있다. 우리 국민의 본질이 그때와 다른 것이냐고도 묻고 있다.

히틀러는 영국에 대해 "사자 무리를 양(羊)이 이끈다"고 평했다. 히틀러는 영국 정치인은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영국 국민과 장병들은 무서워했다. 우리 군부대에서 강연을 했던 한 탈북자는 "북한 군인은 야수들인데, 한국 군인은 양반 같다"고 했다. 말이 좋아 양반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양이 이끄는 양의 무리다. 그 나약한 무리 앞에 늑대가 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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