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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14. 에키벤 ; 먹을 것 하나에도 스토리를 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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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GO 작성일 2017-06-17 16:08 댓글 1건 조회 1,2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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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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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에키벤 상점

 

 

[중] 큐수지역 에키벤대회(제11회) 준우승제품

 

   

[하] 큐수 마쿠라자키역에서 구입한 에키벤(1,080엔) 포장지 668


만화형식으로 구성한 에키벤
포장지만 보아도 식욕을 돋구게 품종까지 상세히 적어 놓았다.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선튀김, 도미초절임, 생선구이, 붕장어 양념구이,

가다랑어 겨자갓, 홍백어묵, 새우만두, 계란말이, 천연방어, 秘傳꼬치고기밥,

소금에절인 청어알과 기꼬만 간장과, 붉은생강등 오밀조밀 종류가 많으며,
양념은 별도 포장되어 있다.

 


14. 에키벤 ; 먹을 것 하나에도 스토리를 담는 일본

                 (일본 열차기행의 백미라 부르는 '에키벤' 투어)

 


철도여행을 생각하면 낭만이 떠오른다.

대전발0시50분으로 시작되는 대전역에 가면 가락우동이 유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두운 밤, 열차가 정차했던 짧은시간, 대전역 플랫폼에서 따끈한 우동으로
허기를 채우던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은 늙어버렸지만, 그 시절 우리세대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가락우동이 “에키벤의 원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기차타고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객차내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즐기는 사람들을
볼수 있다.

열차를 타기 전 많은 사람들이 에키벤(弁)상점 에서 도시락을 구입하여 승차한다.
이들은 열차가 출발하면 느긋하게 에키벤(弁)에 반주 곁들여 먹으며 즐겁게
여행하는 광경을 바라보게 된다.

 

일본의 철도망은 약 24,000km이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3,000여km에 불과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여러 가지
다양한 여행관련 산업을 발전 시켜 왔다.

에키벤(弁)도 그중 하나에 포함되고 있다.

 

그래서 일본 여행에서 반드시 해봐야할 식문화 체험으로

에키벤(弁)이 빠질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발달한 일본의 도시락 문화가

철도와 만나 나온 일본의 문화상품이 바로 ‘에키벤’이다.

 

'에키벤(弁)'은 '에키우리벤토(驛賣り弁, 역에서 파는 도시락)'의 준말이다.
즉,
철도역과 열차 내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말한다.

 

◆에키벤 하나에도 “00금상 수상”했다는 스토리를 넣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일본은 소비촉진 노하우가 남다르게 발전되어 있는 나라라고 생각된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에키벤”하나에도 “00대회 특선” 또는 “00대회 준우승”이
라는 표어까지 넣어가며, 생산 지역 스토리를 입혀놓았기 때문에
관심있는 관광객입장으로 볼때 사 먹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땅이 길기 때문에 최 북단  홋카이도와 최 남단 큐슈의

지역적 특색이 뚜렷한 편이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부산, 목포만 해도 먹거리며 지역별 풍습도

약간씩 다른데, 일본은 그 차이가 더 심한 것 같다..

 

에키벤을 먹기 위해 부러 기차역을 찾거나 기차를 탄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에키벤은 인기가 많다. 기차 이용객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지역별 매년 에키벤 경연대회도 열리고, 에키벤을 먹으며 일본 곳곳을
여행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큰 인기가 있다고 한다.

에키벤은 분명 매력을 넘어 마력을 가진 일본의 독특한 음식문화임에 틀림없다.

 

일본여행에서 에끼벤을 처음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일본 전국종단
여행을 하면서 특정지역 에키벤을 구입하여 먹으면서 여행 하다보니
에끼벤의 장점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맛도 물론 맛이지만, 이동시간 중에 먹다 보니 열차에서
내려서 사 먹는 것보다 밥먹느라 보내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원하는
일정을 추가하거나 좀 더 여유롭게 관광 할수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에끼벤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600엔에서 1,500엔 정도 하는 것이 많았고,
나의 경우에는 900엔에서 1,500엔정도 하는 에키벤을 이용했는데 그 내용물이
마음에 들었다.

에키벤(도시락)이라고 해서 얕보면 안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흔하디 흔한 그런 도시락이 아니다. 

음식에 계절과 혼을 담아 낸다는 일본, 이는 에키벤이라고 하는

도시락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상 맛 보다는 시각의 화려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한 일본음식은 지극히 일관되게 정갈하고
단아하며 우아하다. 

영양소의 부족함도 찾아볼 수 없다. 
골고루 담겨져 있는 반찬들의 조화는, 에키벤의풍성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에키벤은 종류도 다양할 뿐더러 구성과 가격, 디자인과 포장도 다양하기 때문에
여행객이라면 눈길이 가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축소지향의 일본문화’가 그대로 집적되어 있는 에키벤을

개봉하였을 때 오밀조밀 예쁘게 담긴 각종 반찬과 내용물을 보고

일본 특유의 섬세함에 감탄하게된다. 화려한 색감, 다양한 구성,

앙증맞을 정도의 꾸밈과 정성은 먹기에 아까울 정도였다.

 

그럼 맛은 어떨까? 맛이 없으면 인기는 오래 갈 수 없다.

보통 지역을 대표하는 인기 있는 에키벤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검증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맛있는 도시락이 아니라, 각 지방의
문화와 지역을 대표하는 식재료가 잘 드러나 있어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대체 가짓수는 얼마나 될까?

 

일본철도 구내영업중앙회라는 사단법인에서 밝힌 에키벤의 종류가
3천 가지 는 넘을 것 이라고 했다.

매일 한 개씩 사먹어도, 거의 10년의 시간이 걸리는 규모다.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어디까지를 에키벤으로

쳐야 할지 정해진 규정이 없고, 또 소리 소문 없이 묵은 것은 사라지고
새 것이 등장하여 일일이 체크하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에키벤의 역사를 지켜나가느라 10년 전 ‘에키벤의 날’까지 제정했다.

해마다 4월10일이 바로 그 기념일이다. 일 년 365일 가운데 유독 그 날로
정한 까닭은 ‘벤토’의 한자 ‘弁’의 생김새가 ‘4’와 ‘십(十)’을 연상시키고,
‘10’의 발음이 ‘토’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차역이 단순히 기차를 타고 내리던 역무공간을 벗어나 지역의

이색 먹거리를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차역에서 도시락을 판매 하고 있지만, 질과 양적인 면에서
도무지 비교대상이 안된다.

그 종류가 다양 하지도 않을뿐더러 먹고 싶어서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 끼니를 때우는 정도로 여긴다. 게다가 지역의 특징이 담긴

음식이 아니라 그냥 일률적인 포장과 메뉴로 되어 있어 ‘천안 명물
호두과자’를 예로 들면 굳이 천안역이 아니라도 전국 어디서나 팔고 있다.

 

이제, 다양한 메뉴의 개발과 상품성, 지역성을 갖춰 지역경제와 기차 여행
활성화, 음식문화 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우리들의 몸은 들은 것 보다 직접 본 것을, 직접 본 것 보다는 만져 본 것을,
만져 본 것 보다는 직접 먹어 본 맛을 더 잘 오랫동안 기억 한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먹었던 특별한 음식은 각자 추억이라는 창고속에 남아
오래오래 보관된다.

그 특유의 음식맛과 분위기를 맛보고 싶어 또 다시 찾아 떠나게 된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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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입(口)이 즐겁지 않고야 눈(目)도 즐겁지 않을 터
말씀대로 좋은 음식맛 추억의 창고, 아니 냉장(동)고에
잘 보관해 두었다가 입맛 잃어 고생하는 친구들에게도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