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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사랑하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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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피고 능소화를 보면 어머님 생각이 절로 난다
부모님들이 정해준 남자와 만나 일부종사하며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우리 세대의 어머님들
그 가엽고 고귀한 사랑을 어찌 잊으리
사랑하는 너에게
노래를 감상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절로 도취되는 곡이 따로있다
나의 감성과 취향에 맞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때의 분위기 영향도 작지않다.
어찌 음악만 그러하랴
꽃도 인간도 산하도 노래도 그 어느것도 예외 없이 내보기 좋고 내듣기 좋아야
명산이고 명곡이듯 내 눈에 꼬깔이 아름다움이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가치다
사랑도 그렇게 오더라
그 꼬깔의 본질은 변덕스러움이다
인간에게 불변의 법칙은 없다
절대로 없다
그 변덕스러움이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다
한 번 다녀온 여행지 보다 미지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마음의 속성이다
경우에 따라 내가 너를 잊을 수도 있듯 너역시 나를 잊을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해 줄 것이다
자유를 결코 침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영원히 너만을 사랑하기를 나에게 기대하지 말라
영원한 너의 사랑을 나 역시 기대하지 않을 것이니
삶만큼 변덕스러운 것이 내가 보기엔 없더라
그 변덕스러움을 인정하는 것이 인간과 자유에 대한 올바른 이해며 예의라 생각한다
물론 오랫토록 널 사랑할 자유가 나에게 있듯
너게 주어진 그 자유 또한 구속할 권리가 나에게는 없다
다만 내가 너를 만났을때에 느낀 행복의 크기보다
너와의 이별이 주는 아픔이 훨씬 더 크기를 기원하며 살것이다
떠나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통곡할 수 있는 내가 내 안에 존재하기를
두손모아 기원하며 너를 사랑하리라.
잊어야할 때를 놓치고 끝내 너를 못잊는 사랑
그 모습 그대로 네 곁에 남고 싶은 것이다.
*******
참고 - "너"란 "나"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이다
특정인을 지칭한 것이 아님
초가집 지붕 위로 내리는 달빛 속에서 하얀 꽃을 피우고
8월의 뜨거운 햇살로 엉글어 가던 박도 요즘은 쉽게 볼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늦가을 어느 날 소여물과 같이 삶아낸 박으로 바가지를 만들던 옛추억이 아련하기만 하다
늦장마가 끝나고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풀이 죽고
나직했던 하늘은 먼산의 키보다 서너질 더 높아졌고
따끈한 믹스커피 한잔으로 새벽 냉기를 달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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