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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웅녀(熊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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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8-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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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녀熊女
바람소리/김윤기
먼 곳에 둥지 튼 연정
10년을 날아가도 닿지 못했네
그 둥지 아담하여
새의 날개 포근하여
흰 구름 흘러가고 먹구름 머물다 가고
봄바람에 꽃 피고 비바람에 꽃 지고
10년을 이겨내고 100년을 살아내면
천만년 살아 낼 은빛 날개
한 잎 한 잎 돋아날까?
아리고 쓰린 맛, 적막한 고독, 무던히 참아내며
벗어던진 짐승의 허물
삭고 부서져 울부짖던 비바람에 쓸려가고
백두대간 타고 하산(下山)한 몸뚱어리
그 여린 살점 한여름 무더위에 여물어 옹골지다
님아!
날개 돋자
날개 펴자
날아 날아 드높이 날아 땅끝 건너고
하늘 끝 언저리에 별 하나 걸고 달 하나 걸고
님아!
그대 입술 내 품에 안겨 속삭여라
사랑함으로 별이 뜨고 달이 지고
꽃이 지고 꽃이 피고
두 볼 적시던 눈물조차 서럽지 않다고
단군 신화에 의하면 단군의 어머니가 웅녀(熊女)다
쑥 한 타래와 마늘 20쪽으로 삼칠일을 견디어 여자가 된 곰이였단다
인간의 모체가 웅녀라면 애정의 모체는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차라리 여자로 변신(變身)한 곰의 마음보다 더 간절한 기원으로부터
곰의 인내보다 더 지독한 결기와 단심(丹心)으로부터가 아니면
결코 얻어낼 수 없는 것이
사랑일거야
사랑 받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면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어찌 내가
사람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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