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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추억속의 겨울 태백산 등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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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go 작성일 2011-07-26 12:23 댓글 0건 조회 9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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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다 산악회에서 겨울, 추억속의 태백산 등정 기록을 여기 올립니다.
무더운 여름, 겨울속 풍경을 보면서 더위를 잊었으면 합니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 등정기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틀을 벗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디론가 여행 한다는 것처럼 마음설레고 즐겁고 행복한 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 하나다 산악회(심남섭 대장) 회원들은
2004년 8월 8일부터 의기투합하여 山行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0여회 높고 낮은 산을 등정하여 왔다.

 2004년 10월 3일 설악산 대청봉(1706m)
 2004년 11월 6일 고대산(832m) 등을 등산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山行은 재춘 동창생 부부들과 함께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을 등정하기로 하고
2005년 2월 25일 원주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의 태백산(1566.7m)은 자연의 비경이 절절이 숨어있는 곳이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그 웅장한 자태와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이야
말할 것 없지만 특히 겨울에 하얀 눈과 함께 봄을 기다리고 있는 태백산을 찾아
등산하는 그 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운치 있는 일이기에
연초부터 목적지로 선택한 것이다.

 우리 일행은 12시에 청량리역을 출발하여
고향 강릉을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맡기고 즐거운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길에는 지루함이란 없다.
청량리역을 출발한 뒤 일행들과 점심 겸 음료를 들며 환담을 하다보니
어느새 열차는 팔당역을 훌쩍지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철교를 뒤로하고 있었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오른편에는 남한강변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왼편으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국도가 남한강변을 끼고
강주변으로 기차까페, 비행기 까페, 외국을 연상케하는
풍차까페와 토속 음식점들과 테마까페들이 줄지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무궁화호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山川의 또 다른 멋을 느끼며
달려가기를 2시간 만에 원주역에서
재춘 동창생 부부일행(5명)을 반갑게 만났다.

꼭 있어야 할 김재남 국장을 비롯한 몇몇 동창이 보이지 않아 섭섭했다.

 일행은 태백역에 도착하여 주변관광으로 황지연못을 찾았다.
태백시내 한가운데 있는 황지연못은 땅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맑은 물과 유유히 헤엄치는 숭어, 버들치(?) 등 물고기들이 있다.

그 신비로운 자태에는 생명의 경외와 온기를 느끼게 되며,
 여기서부터 흐르는 물이 영남 땅을 휘돌아 부산, 김해 앞바다까지
천리길을 달려가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연못 앞에는
<낙동강 발원지>라는 커다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저녁만찬은 최종춘 국장 소개로 준비해 놓은
3살박이 암소 한 마리를 안주삼아 환담하다가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08:30분

숙소에서 출발하여 해발 1300여m가 넘는 도로를 따라
유일사 쪽으로 가는데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눈덮인 풍경은 웅장하기 그지 없고
쌓인 눈들과 파란 하늘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선명한 날씨로 산행하기에 좋았다.

 유일사 입구에서 눈길을 따라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
1시간 30분가량 오르다가 주변을 살펴보니
산속 여기저기에 서 있는 주목이 우리 일행을 반겨주고 있었다.

山行길옆 유일사 쉼터 아래에 있는 거대한 주목은
마치 천제단의 수문장인양 위풍당당하게 우뚝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엄동설한에 맹렬한 기세로 접근해 오는
눈보라를 향해 나뭇가지마다 눈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일행들도 주목가지에 핀 눈꽃을 바라보며 절로 탄성을 쏟아 부으며 산행을 하는데,

 주목앞의 안내판에는 生千年 死千年이라는 머리글과 함께
주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이윽고 철쭉군락지를 지나 정상에 오르니 주변은
온통 하얀 눈꽃 세상을연출하고 있었다.

동쪽으로는 저멀리 구름과 함께 아스라이 펼쳐진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고향에 왔음을 생각해 보았고,

북쪽으로부터는 힘차게 용트림해 내려오고 있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와 주변의 크고 작은 봉우리 들이
장군봉 천제단을 향해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보았고,
남쪽으로는 한줄기를 갈라내어 다시
소백산맥으로 이어져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태백산은 오대산과 같은 육산(肉山 : 흙산)이지만
문수봉 정상 일대는 집채만한 돌무더기가
하얀 눈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태백산은 남쪽으로는 낙동강 천리의 발원지요,
동쪽으로는 오십천의 발원지고
서북쪽으로는 서울시민의 식수원이기도한 한강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天神에 祭祀지내는 천제단에서는
마음을 가다듬고 옷깃을 여민다음 禮를 차렸다.

 장대한 태백 준령에 싸인 광대한 설원이 햇볕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광경. 태백 고원의 멋진 山景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하산길은 문수봉에서부터 우리 토착신앙의 성지로 꼽히는
당골 계곡을 따라 심남섭 대장께서 어렵게 마련한 눈썰매 받침을 이용하여
눈썰매로 하산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며 내려왔다.

당골은 지금은 주변정비로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하여도 여기저기 당집들이 들어서
무속의 근거지가 되어 당골 계곡이라고 부르게 된 곳이다.

 사람들의 믿음과 소망은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당골 계곡 등산로 주변까지
치성(祭)을 드리러 왔다간 흔적이 여기저기 발견되었는데,

특히 산속 길옆에 돼지머리와 어포, 과일, 양초 등 제물을
그대로 놓고 간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다.

 참형(斬刑)에도 빙그레 미소짓고 있는 돼지머리!
죽어서야 비로소 큰절을 받는 신세인가?

누구의 사업번창과 무병장수를 기원해 주던 걸까?
산하나를 방석 삼아 호기롭게 앉아 빙긋이 미소짓는 돼지머리
둥이에 몇 잎 물려 있을 법한 지폐는 도로 챙겼는지 보이지 않았다.

 참형도 돼지머리에 이르면 왜 저렇게 익살스러워 지는걸까?
막걸리 몇 잔 따라 올리며 빌던 서민들의 서푼짜리 소원쯤이야
너끈히 들어 주고도 남으리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자연보호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골 계곡을 따라 하산하면 첫눈에 눈꽃축제 때 만들어 놓은
동물모습 등 갖가지 형태의 거대한 눈 조각상들이 우리를 반갑게 받아들인다.

눈꽃 축제장 옆에 위치한 석탄 박물관은 언제보아도 신비롭기만 하다.
석탄산업은 60-70년대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던
중심산업 중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에너지원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든 곳이
석탄 박물관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면 지구의 생성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광물질에서부터 다이아몬드, 자수정 등 보석으로 불리는 광석부터
수억년의 시간이 담겨있는 화석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일행은 하산 후 당골 입구에 있는 훼미리 보석사우나(033-3311-4311)에서
천연암반수로 피로를 풀고 세살박이 암소고기와 사골 등을 푸짐하게 배낭에 넣고 상경하였다.

 이제 3월 등산이 또다시 기다려 지는 이유는 등산은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회원들과 함께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우리들에게 건강한 생활을 보장해 주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山과의 대화를 통해 성숙과 환희와 통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리라.

<등산 답사코스>
 유일사 입구→ 유일사 쉼터 → 주목과 철쭉 군락지 → 태백산 장군봉(1566.7m) →
천제단 → 문수봉 (1517m) → 병풍바위 → 당골계곡 (석탄박물관)

▶ 당골의 태백산 민박촌 : 033-553-7460
▶ 태백산 도립공원 : 033-553-5647

<참가자 : 17명>

 (서울)  심남섭 대장 부부
        박병설 회장 부부
        최문규 부회장 부부
        심갑찬 총무 부부
        김무영 사장 부부
        김명기 부부

 (춘천)  우성태 회장 부부
        최종춘 국장 부부
        김재남 국장 사모님

(참고자료)

태백시 = 태백산

 1981년에 시로 승격된 태백시는 그 산세가 뭉글뭉글한 육산으로 이루어져 의젓하기로 유명한 태백산 가운데 안겨 있다. 일찍이 고산자 김정호는 “산위에는 넓은 들이 펼쳐져 있어 두메 백성이 모여 사는데 지대가 높고 추워 일찍 서리가 내리므로 오직 조와 보리를 심어 먹는다”라고 했다고 <대동지리지>에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도시 전체를 해발 1000m 이상만도 열 개가 넘는 함백산, 연화산, 백병산, 금대봉, 두문동재 등 태산준령이 에워싸고 있으니 그래서 비기(秘記)에 <천년병화 불입지지(千年兵火 不入之地)>라고 했던 것 같다.

 들길은 골안마다 산안개가 솟아나고 뭉게구름이 산허리에 피어 감도는 아아(峨峨)한 뫼뿌리 중에서도 이 곳 사람들이 가장 숭모하는 산은 태백산이다.

 태백산은 한반도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에서도 힘을 써야 할 허리부분이 되고 호서와 호남벌로 달린 소백산맥의 연봉들이 예서 이어지니 남한 모든 산의 종산(宗山)이며 풍수지리적으로는 혈(穴)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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