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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농공고 축구부 사태의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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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ckim 작성일 2007-11-15 08:18 댓글 0건 조회 4,9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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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농공고 축구부 사태의 안타까움 
 
 2007년 11월 15일 (목)  .  . 
 
 
어제 오늘 강릉농공고 축구부의 집단 이탈과 경기도 모 고교로의 집단전학 사태를 접하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강릉농공고는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최고의 축구명문이다. 지역 내에서는 강릉제일고와 쌍벽을 이루며 강릉을 축구의 고장으로 각인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강릉농공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부는 특정학교 운동부의 차원을 넘어서 강릉, 나아가 영동지방의 지역브랜드 역할을 해 왔다.

바로 이 축구의 명가 강릉농공고 축구부가 사실상 해산이나 다름 없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는 소식은 지역사회는 물론 전 도민에게 우울하고 허탈감에 빠지게 만든다. 보도에 따르면 39명의 선수 가운데 28명이 집단 전학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11명의 선수가 잔류한 상태지만 1, 2학년생이 각 1명이고 나머지 9명은 3학년 졸업반이다. 사실상 팀이 통째로 이적한 셈이고 이제 팀을 재창단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학교 측과 감독 사이에 누적돼 온 불신과 갈등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든 결국 내부의 진통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유감천만이다. 사태를 되돌릴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만든 데 대해 양측 모두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축구계는 물론 지역사회, 전 도민에게 우려와 실망감을 안겨주는 극단적인 사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학교나 기관·단체에는 크든 작든 이와 유사한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번과 같은 파국을 맞는 경우는 흔치 않다. 내부적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려를 깊게 하는 것은 과연 팀이 통째로 학교를 떠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의 전례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감독이나 선수 한 두명의 돌출행동으로 팀을 이탈하는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지금 학교 밖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논란을 만드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파국을 막지 못한 학교당국의 총체적인 책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감독과 선수 양측이 사태의 후유증과 지울 수 없는 멍에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사회나 교육당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하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는 데만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도록 학교당국과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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