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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일전의 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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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문 작성일 2007-05-08 23:02 댓글 0건 조회 2,7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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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향토축제인 강릉단오제때 마다 30여년이 넘게 펼쳐져 왔던 일농(농일)축구정기전이 올해는 무산될 위기에 있다.

이는, 올해 축구정기전을 주관할 강릉농공고총동문회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져 직접적인 수행을 할 수 없음을 공지함으로써 비롯된 일이다.

강릉농공고총동문회에서 주관할 수 없게 된 저간의 사정과 고충이 있겠지만, 강릉단오제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지역축제로 발전시켜 온 강릉시민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76년부터 연면히 이어져 온 양교 축구정기전은 영동지역의 고교축구 발전과 축구인구의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해 왔고, 해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양교의 우정과 화합차원을 넘어 시민들에게 활력과 희망을 안겨주는 강릉단오제 최대의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이는 양교에서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을 비롯한 수 많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배출하여 강릉을 전국제일의 구도(球都)로 불리워 지게 한 점과,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도심이 한산하고 단오장이 썰렁해 질 정도로 종합운동장으로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축구경기에 있어 국가간 대표경기가 아니면 수 천명도 모이기 힘든 국내현실에서, 소규모 지방도시의 고교축구대회에 수 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시민들의 관심이 온통 종합운동장으로 쏠리는 것은 불가해한 일이라 할 것이다.

양교 축구정기전은 강릉단오제를 한층 빛나게 하는 빠져서는 안될 핵심행사이자, 전체 강릉시민의 명예이며 축복이다.

유네스코로부터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강릉단오제는 앞으로 행사의 내용과 외연을 더욱 다듬고 넓혀 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때에 그동안 강릉단오제의 여러 행사 중 거의 유일하게 전체시민의 축제로 자리를 굳힌 양교 축구정기전이 중단된다는 것은 청천벽력이나 다를 바 없다.

더욱이, 매년 수 천명씩 인구가 줄어드는 등 침체되고 활기가 식어가고 있는 강릉시민들에게 올해 단오제가 반쪽축제로 치루어 진다면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양교 축구정기전이 지역 전통고교의 라이벌전에서 출발하여 전국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특유의 지역브랜드로 발돋움하기 까지에는 양교 총동문회의 피땀어린 정성과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러나, 올해 양교 축구정기전의 무산위기에서 보여 주듯이 대회가 이미 강릉시민 전체의 축제화한 현실에서 양교 총동문회가 번갈아 가며 주관하는 것은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매년 늘어나는 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양교 총동문회에서 조달해야 하는 어려움과, 유네스코 걸작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의 위상에 걸맞게 내용을 더욱 다양화 · 전국화 · 세계화해 나가야 할 필요에서 대회를 단오제 공식행사에 포함시켜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었으면 한다.

강릉단오제추진위원회에서는 양교 축구정기전이 특정학교간의 경기이고, 축구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세계의 많은 지역축제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형태로 이루어지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지난 해 강원도에서는 양교 축구정기전 비용 중 일부를 도비로 지원하였는 바, 이는 강원도가 동 정기전을 강릉단오제의 중요행사로 인정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양교 축구정기전은 당초 6월 23일에 열기로 예정되어 있어, 예년의 예에 비추어 지금부터 준비해도 촉박하다.

23만 강릉시민 대부분이 양교 축구정기전의 중단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호소한다.

강릉농공고총동문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지역의 명예와 시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올해 양교 축구정기전이 반드시 이루어 지도록 다시 나서 주기 바란다.

강릉시는 올해 양교 축구정기전이 중단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내년부터는 단오제 공식행사에 포함하여 열릴 수 있도록 적극 준비해 주었으면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과 같이 올해 양교 축구정기전이 어느 해보다 더욱 알차게 열기기를 기대해 본다.


강원일보에서 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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