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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블루오션 (강릉단오제 농.일전(일.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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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루오션 작성일 2007-02-12 10:18 댓글 0건 조회 3,7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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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블루오션 <7> 강릉 일.농전(농.일전)

출 처:국제신문(부산) 2007/02/09

스포츠 블루오션 <7> 강릉 일.농전(농.일전)
30년 된 '강릉 월드컵'… 지역이 '들~썩'
제일·농공고 매년 단오날 축구 라이벌전
3만 관중·응원전·동문간 싸움 '3대 명물'
승패 집착 아쉬움 불구 경제에 활력소

지난해 6월3일 열린 단오정기전에서 강릉제일고와 강릉농공고 축구부 선수와 임원들이 경기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모습.

프로축구 K-리그가 해마다 줄어드는 관중 때문에 고사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때는 온 나라가 축구 열기로 뜨거운 용광로를 방불케 한다. 더구나 이 기간 우리는 '붉은 악마'와 '길거리 응원'이라는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응원문화를 창조해내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국내 대회는 프로와 아마를 막론하고 텅빈 관중석을 배경으로 '그들만의 경기'로 치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매년 월드컵 못지않은 축구열기를 뿜어내는 대회가 있다.

'강릉 일농(혹은 농일)전'이라고 불리는 강릉제일고와 농공고 축구부와 졸업생들의 단오정기전.
음력 단오절에 열리는 고교 대항 축구경기에 강릉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국가대표 경기가 아니면 3000명도 모이기 힘든 것이 국내 현실이지만 고교대회에 3만 명의 관중이 몰린다. 강릉의 눈과 귀가 온통 경기가 열리는 강릉종합운동장으로 쏠리는 것이다. 양교 동문회가 번갈아 주최하는 강릉제일고등학교와 강릉농공고등학교의 축구 라이벌전인 이 대회의 역사는 30년에 이른다.

대회가 열리는 날 강릉 도심이 한산할 정도라는 단오정기전은 3가지 명물로 더 유명하다.

2006년 강릉 일·농(농·일)전의 추억 - "강릉사람, 다~ 모였드래요"

▲'사람'=남대천을 경계로 자리잡은 강릉제일고(1938년 개교)와 강릉농공고(1928년 개교)는 강릉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각각 1941년(제일고), 1935년(농공고)에 창단된 양교의 축구부는 전국에서도 고교축구의 강호로 통한다. 설기현(레딩 FC), 이을용(FC 서울), 정경호(울산 현대·이상 제일고), 우성용(울산 현대·농공고) 등이 양교 출신이다.

역사가 깊다 보니 양교에 등록된 동문수만 4만5000여 명에 이른다. 강릉시 인구가 20여만 명임을 감안하면 성인 남성의 대부분이 양교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 뿌리깊은 동문으로 인해 대회가 열리는 단오절 강릉종합경기장은 구름 관중으로 가득 찬다.

2006년 강릉 일·농(농·일)전의 추억 - "제일고는 골이 고프드래요!"


강릉제일고 정의원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매년 대회마다 3만 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 빈 곳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료 입장(특별석 1만5000원, 일반석 1만 원)에 예약제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발매와 동시에 표가 바닥난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대회로 인해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는 말까지 나온다. 강릉제일고 김광주 총동문회 기획국장은 "경기에 지면 졌다고 술을 마시고 이기면 이겼다고 술을 마시기 때문에 단오절 강릉 도심 음식점이나 술집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2006년 강릉 일·농(농·일)전의 추억 - "응원해줘야 힘을 내드래요!"

▲'응원'=강릉 일농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응원전이다.

중장년 '아저씨'의 즉석 응원은 대회 최고의 백미로 꼽힌다. 파란색과 빨간색을 각각 상징색으로 하는 제일고와 농공고의 동문 응원단 명칭은 '블루 드래곤'과 '으라차차 Key-K응원단'.

생업에 바쁜 아저씨들이 사전에 응원연습을 했을 일은 만무하다. 그러나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응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6년 강릉 일·농(농·일)전의 추억 - "그래도 우리는 신이 나드래~요!"


수십년간 이어져오는 전통이 몸에 배어서일까. 대회를 관람하러 오는 양교 동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빨간색과 파란색 상의를 갖춰 입고 즉석 매스게임을 펼친다. 사전 연습없이 펼쳐지는 응원이지만 일사분란하게 대규모로 이뤄지는 동문 응원전은 장관을 연출한다. 프로스포츠 경기에서 펼쳐지는 막대풍선과 쓰레기 봉투를 이용한 응원은 강릉에서는 이미 구식이다.

경기장 양쪽 좌석으로 갈라진 양교 동문 관람석에서 펼쳐지는 치어리더들의 화려한 응원도 프로스포츠의 그것을 능가한다.

한 강릉 시민은 "대회가 4시간가량 진행되는데 응원을 펼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라며 "그러나 대회후에 일주일정도는 목이 쉰다는 것이 부작용"이라고 웃었다.

2006년 강릉 일·농(농·일)전의 추억 - "싸움 빠지면 섭섭하드래요!"

▲'싸움'=양 동문들은 손사래를 치지만, 경기가 있는 날 양교 간 취기어린 싸움이 없으면 왠지 싱겁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30년동안 21번의 정기전에서 양교는 나란히 4승4패를 기록했고 13번이나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적에서 알 수 있듯 서로가 '최고'라는 자부심 때문에 양교의 라이벌의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3만 석이 모자랄 정도로 꽉 차는 경기장이지만 양교 응원석 사이에는 수십m의 공간이 비어 있다. 또 양교 동문이 맞닿는 지점은 물론이고 각종 출입구와 통로, 경기장 주변에는 경찰 2개 중대가 투입돼 인간 바리케이드를 친다. 양교 동문의 싸움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3일 열린 2006대회에서도 경기 도중 양교 졸업생 간 싸움이 붙기도 했다.


강릉농공고 조규전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최근에는 대회 구호도 화합을 주로 강조하는 등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 시민들은 오히려 싸움을 하지 않으면 대회의 재미가 떨어진다고 불평을 하기도 해 참 난감할 때가 많다"고 소개하며 웃음지었다.

대개는 당일 모처럼 동문의 뒷심을 믿고 취기성 짙은 일회성 다툼으로 그치지만 대회 중단까지 가는 사태로 확산되기도 한다. 1982년 대회에서 벌어진 양 동문 간 집단싸움으로 대회는 89년 부활하기까지 6년간이나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 지역 최고 스포츠축제
- 동문회 주도로 이끌어
- 지역 한계 넘기는 벅차

지난해 3월 단오정기전을 주최하기전 양교 동문들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르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릉을 벗어나 전국적인 스포츠상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홍보와 관중 유치의 어려움 등에 대해 갑론을박만 거듭하다 결국 무위에 그쳤다.

강릉 최고의 스포츠 대회인 단오정기전의 힘이자 한계는 동문회다.

각각 69년, 79년 전통의 강릉제일고와 강릉농공고의 동문수는 모두 4만5000여 명. 강릉시 전체 인구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동문회는 강릉 일농(혹은 농일)전을 격년제로 주최해 30년 전통의 강릉 최고의 스포츠이벤트로 만들어냈다.

고교축구 대항전에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리는 것은 동문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동문회가 주최하다 보니 '강릉'이라는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양교 동문의 고민이다. 외연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나서 스포츠상품으로 개발하는 것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어렵다. 다른 학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문이 아닌 외지 관중의 유치는 미미하다.

강릉제일고 정의원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단일 종목 경기에 지역주민 3만 명이 몰리는 대회가 대한민국에 있느냐"며 "그러나 동문회 주최로 대회가 이어져 스포츠브랜드로서 키워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거의 대부분의 비용도 동문회 자체 비용으로 마련하는 등 강릉시나 강원도의 적극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강릉농공고 조규전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 방송국 등을 통해 전국에 중계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가 오갔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양교 동문들이 대회를 더욱 키워나가기 위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2007/02/0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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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로 실린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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